[영화-코쿠리코 언덕에서]버려선 안 되는 가치도 있다

  • 문화
  • 영화/비디오

[영화-코쿠리코 언덕에서]버려선 안 되는 가치도 있다

미야자키 부자 '순수를 찾아서,' “과거에서 배우자” 나직한 외침 감독:미야자키 고로 목소리 출연:나가사와 마사미, 오카다 준이치

  • 승인 2011-09-29 14:18
  • 신문게재 2011-09-30 9면
  • 안순택 기자안순택 기자
●줄거리-바다가 보이는 코쿠리코 언덕에 사는 열여섯살 소녀 우미. 뱃사람 아버지를 그리워하며 배들의 안전한 항해를 기원하는 깃발을 매일 내건다. 소년 슌은 그런 우미의 모습을 시로 쓰고 우미는 슌에게 묘한 감정을 느낀다.

'코쿠리코 언덕에서'는 일본 애니메이션의 명가 지브리 스튜디오의 신작이다. 흥미로운 건 일본 애니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가 각본을 쓰고 연출을 아들 고로에게 맡겼다는 점이다.

고로는 데뷔작 '게드전기: 어스시의 전설'로 큰 실망을 안긴 전력이 있다. 이번 영화에서 그는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을까. 좋아졌다고 하기엔 좀 부족하지만 절치부심한 흔적은 곳곳에서 눈에 띈다.

1960년대 초반 요코하마를 무대로 펼쳐지는 단카이 세대의 성장담이다. 단카이 세대는 일본의 베이비붐 세대이며, 1970~80년대 고도성장을 이끈 세대다.

전쟁의 상처를 씻고 새 나라 일본을 만들자는 시대, '낡은 것을 부수고 새 것을 짓자'는 분위기가 팽배한 시대에 소년 소녀들은 마구잡이로 쓸려가는 소중한 전통을 지키려 투쟁한다.

영화는 역사와 추억이 깃든 학교 동아리 건물을 지키기 위한 소년 소녀들의 보존 운동을 역동적으로 담아낸다.

이 시대는 또 소년이 교지에 시를 투고해 소녀에게 관심을 전했던 시기이며 점심시간에 도시락을 나눠먹던 시대이고, 급우들과의 합창이 뭔가를 의미했던 시대였다. 고로 감독은 주인공 우미의 첫사랑처럼 순수한 시대를 그리는데 꽤 공을 들인다.

미야자키 부자는 대지진으로 절망의 그림자가 길게 드리운 지금, 희망이 자라던 60년대를 보여주면서 “과거로부터 배우자”고 나지막히 말하는 듯하다.

안순택 기자 sootak@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신탄진동 고깃집에서 화재… 인명피해 없어(영상포함)
  2. 대전 재개발조합서 뇌물혐의 조합장과 시공사 임원 구속
  3.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4. [사진뉴스] 한밭사랑봉사단, 중증장애인·독거노인 초청 가을 나들이
  5.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1. [WHY이슈현장] 존폐 위기 자율방범대…대전 청년 대원 늘리기 나섰다
  2. 충청권 소방거점 '119복합타운' 본격 활동 시작
  3. [사설] '용산초 가해 학부모' 기소가 뜻하는 것
  4. [사이언스칼럼] 탄소중립을 향한 K-과학의 저력(底力)
  5. [국감자료] 임용 1년 내 그만둔 교원, 충청권 5년간 108명… 충남 전국서 두 번째 많아

헤드라인 뉴스


‘119복합타운’ 청양에 준공… 충청 소방거점 역할 기대감

‘119복합타운’ 청양에 준공… 충청 소방거점 역할 기대감

충청권 소방 거점 역할을 하게 될 '119복합타운'이 본격 가동을 시작한다. 충남소방본부는 24일 김태흠 지사와 김돈곤 청양군수, 주민 등 9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119복합타운 준공식을 개최했다. 119복합타운은 도 소방본부 산하 소방 기관 이전 및 시설 보강 필요성과 집중화를 통한 시너지를 위해 도비 582억 원 등 총 810억 원을 투입해 건립했다. 위치는 청양군 비봉면 록평리 일원이며, 부지 면적은 38만 8789㎡이다. 건축물은 화재·구조·구급 훈련센터, 생활관 등 10개, 시설물은 3개로, 연면적은 1만 7042㎡이다..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의 한 사립대학 총장이 여교수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대학노조가 총장과 이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대학 측은 성추행은 사실무근이라며 피해 교수 주장에 신빙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전국교수노동조합 A 대학 지회는 24일 학내에서 대학 총장 B 씨의 성추행을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성추행 피해를 주장하는 여교수 C 씨도 함께 현장에 나왔다. 선글라스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C 씨는 노조원의 말을 빌려 당시 피해 상황을 설명했다. C 씨와 노조에 따르면, 비정년 트랙 신임 여교수인 C 씨는..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20대 신규 대원들 환영합니다." 23일 오후 5시 대전병무청 2층. 전국 최초 20대 위주의 자율방범대가 출범하는 위촉식 현장을 찾았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마을을 지키기 위해 자원한 신입 대원들을 애정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며 첫인사를 건넸다. 첫 순찰을 앞둔 신입 대원들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고, 맞은 편에는 오랜만에 젊은 대원을 맞이해 조금은 어색해하는 듯한 문화1동 자율방범대원들도 자리하고 있었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위촉식 축사를 통해 "주민 참여 치안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자율방범대는 시민들이 안전을 체감하도록..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장애인 구직 행렬 장애인 구직 행렬

  •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