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카운트다운]'팜므파탈' 전도연과 정재영이 만났다

  • 문화
  • 영화/비디오

[영화-카운트다운]'팜므파탈' 전도연과 정재영이 만났다

냉혹한 사내의 시한부 '살아남기', 거친 액션과 신파의 절묘한 동행 감독:허종호 출연:전도연, 정재영, 오만석, 이경영

  • 승인 2011-09-29 14:18
  • 신문게재 2011-09-30 9면
  • 안순택 기자안순택 기자
●줄거리-어떤 채무도 다 받아내고야 마는 냉혹한 채권추심원 태건호. 그는 뜻밖에도 간암 말기 판정을 받는다. 간 이식을 받을 수 있는 기간은 10일. 건호는 장기조직이 일치하는 차하연을 찾아 그녀가 수감 중인 공주여자교도소로 향한다.

간 이식을 받아야 살 수 있는 남자. 주어진 시간은 단 열흘. 그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은 여자이고, 숨 쉬는 것 빼곤 다 거짓인 미모의 사기꾼이다. 꼬여버린 상황. '카운트다운'은 이 지독한 인연의 고리를 추적한다.

'카운트다운'은 '칸의 여왕' 전도연과 연기파 배우 정재영의 만남으로 일찌감치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명불허전. 두 배우의 연기는 빛을 발한다. 정재영은 웃음기를 싹 뺀 우직한 연기로, 전도연은 화려한 팜므파탈로 변신해 극과 극의 앙상블을 그려낸다.

오프닝은 정재영의 몫. 태건호는 어떤 빚도 다 받아내고야 마는 채권추심원이다. 그가 간암 말기 판정을 받으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건호는 아내는 떠났고 하나밖에 없는 아들은 죽었다. 죽기만을 바랄 것 같은 그가 살려고 발버둥친다. 아들의 장기를 기증받은 사람들을 찾아가 이식을 부탁하려 한다. 왜일까. 이 의문스런 변화를 정재영은 에너지 내뿜는 연기로 들려준다. 죽는 게 억울하니까.

그를 구할 유일한 인물이 하필 차하연이다. 전도연이 연기하는 차하연은 달변과 미모로 170억원쯤 해먹는 건 식은 죽 먹기인 사기꾼이다. 이미 연변의 흑사파에게 쫓기는 몸인 그녀는 건호를 이용해 또 사기를 치고는 건호를 버리고 달아난다. 죽이고 싶도록 미워도 어쩔 것인가. 그녀가 살아야 그도 살기에 건호는 위험에 처하는 하연을 번번이 구해준다. 악연으로 묶인 두 사람의 기막힌 동행이 영화의 묘미이고, 흑사파와 하연을 배신한 원조 사기꾼이 가세하면서 영화는 더 재밌어진다. 악당들의 추격은 거친 액션을 동반하며 볼거리를 풍성하게 만든다.

액션으로 치닫던 영화는 후반 들어 드라마로 궤도를 바꾼다. 건호는 아들이 죽던 날을 기억하지 못한다. 정신적 충격으로 인한 심인성 기억상실증이다. 곧 죽을 지도 모를 상황에 처하면서 그는 아들에 대한 기억을 되살리려 애쓴다.

하연은 열일곱에 딸을 낳고 버렸다. 하지만 딸이 납치되자 딸을 구해내고 엄마의 자리로 돌아가려 한다. 눈물 빼는 두 사람의 신파가 교차하면서 영화는 절정을 향해 달려간다. 전반부와 후반부의 공기가 완전히 다르지만 연결은 매끄럽다. 액션 장면에서 건호와 하연의 사연을 조금씩 흘리면서 드라마를 구축해가는 연출 솜씨가 돋보인다. 빠르고 군더더기 없는 전개, 적절히 분배된 액션과 드라마가 빚어내는 재미가 상당하다.

2001년 단편영화 '뉴스데스크'와 '승부'로 이름을 알렸던 허종호 감독의 데뷔작. 실력파 신인의 등장이다.

안순택 기자 sootak@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신탄진동 고깃집에서 화재… 인명피해 없어(영상포함)
  2. 대전 재개발조합서 뇌물혐의 조합장과 시공사 임원 구속
  3.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4.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5. [사진뉴스] 한밭사랑봉사단, 중증장애인·독거노인 초청 가을 나들이
  1. [WHY이슈현장] 존폐 위기 자율방범대…대전 청년 대원 늘리기 나섰다
  2. 충청권 소방거점 '119복합타운' 본격 활동 시작
  3. [사설] '용산초 가해 학부모' 기소가 뜻하는 것
  4. [사이언스칼럼] 탄소중립을 향한 K-과학의 저력(底力)
  5. [국감자료] 임용 1년 내 그만둔 교원, 충청권 5년간 108명… 충남 전국서 두 번째 많아

헤드라인 뉴스


‘119복합타운’ 청양에 준공… 충청 소방거점 역할 기대감

‘119복합타운’ 청양에 준공… 충청 소방거점 역할 기대감

충청권 소방 거점 역할을 하게 될 '119복합타운'이 본격 가동을 시작한다. 충남소방본부는 24일 김태흠 지사와 김돈곤 청양군수, 주민 등 9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119복합타운 준공식을 개최했다. 119복합타운은 도 소방본부 산하 소방 기관 이전 및 시설 보강 필요성과 집중화를 통한 시너지를 위해 도비 582억 원 등 총 810억 원을 투입해 건립했다. 위치는 청양군 비봉면 록평리 일원이며, 부지 면적은 38만 8789㎡이다. 건축물은 화재·구조·구급 훈련센터, 생활관 등 10개, 시설물은 3개로, 연면적은 1만 7042㎡이다..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의 한 사립대학 총장이 여교수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대학노조가 총장과 이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대학 측은 성추행은 사실무근이라며 피해 교수 주장에 신빙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전국교수노동조합 A 대학 지회는 24일 학내에서 대학 총장 B 씨의 성추행을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성추행 피해를 주장하는 여교수 C 씨도 함께 현장에 나왔다. 선글라스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C 씨는 노조원의 말을 빌려 당시 피해 상황을 설명했다. C 씨와 노조에 따르면, 비정년 트랙 신임 여교수인 C 씨는..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20대 신규 대원들 환영합니다." 23일 오후 5시 대전병무청 2층. 전국 최초 20대 위주의 자율방범대가 출범하는 위촉식 현장을 찾았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마을을 지키기 위해 자원한 신입 대원들을 애정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며 첫인사를 건넸다. 첫 순찰을 앞둔 신입 대원들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고, 맞은 편에는 오랜만에 젊은 대원을 맞이해 조금은 어색해하는 듯한 문화1동 자율방범대원들도 자리하고 있었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위촉식 축사를 통해 "주민 참여 치안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자율방범대는 시민들이 안전을 체감하도록..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장애인 구직 행렬 장애인 구직 행렬

  •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