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지난 1년간의 운영성과가 그다지 높지 않고 상위권 학생들을 선점할 수 있는 전형이어서 일반고 등에서 반발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28일 대전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대전지역의 자율형 사립고인 대성고와 서대전여고가 2012학년도 신입생 선발부터 자기주도 학습전형을 실시한다.
자기주도 학습전형의 지원자격은 중학교 내신성적에 제한이 없다.
누구나 지원할 수 있고 학교에서 내신성적과 면접을 거쳐 선발하게 된다. 일단 지원자 중 내신성적 순으로 모집정원의 1.5배수를 가린 뒤 심층면접을 거쳐 합산 점수로 최종 합격자를 뽑는 것이다.
자기주도 학습전형이란 명분을 내세웠지만 쉽게 말해 성적순으로 선발하려는 취지다.
지난해의 경우 지원자격이 내신성적 상위 40~50%로 제한됐고, 지원자 중 100% 추첨으로 선발했었다.
하지만 추첨 선발이 이뤄져 성적이 뛰어난 학생들도 탈락하는 상황이 빚어졌었다. 이에 따라 2012학년도 신입생 선발은 심층면접의 변수가 있지만 성적순으로 최종 합격자가 가려지게 된다.
지난해 첫 신입생을 뽑아 1년이 지난 현재 대전지역 자율형 사립고의 중도탈락률은 1.9%에 달한다.
일반고의 중도탈락률이 2.2%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높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본인이 지원한 고교에서 중도탈락률이 일반고와 비슷한 수준인 만큼 뒤집어 생각해 볼 필요성이 있는 부분이다.
대전지역 자율형 사립고의 수업료와 학교운영지원비는 분기별로 120만원 수준이다. 연간 500만원에 달하고 이는 일반고와 비교했을 때 3배 조금 모자란다.
지난해 첫 신입생을 선발한 대성고와 서대전여고는 지원 경쟁률이 각각 1.3대 1, 1.44대 1을 기록했다.
문제는 오는 11월 4일부터 시작되는 2012학년도 신입생 모집이 지난해처럼 열풍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지난해 서울 등지의 상당수 자율형 사립고는 정원을 채우지 못해 일반고 전환을 시도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일부 자율형 사립고에는 지원자가 몰린 반면 상당수는 정원을 가까스로 채우거나 대규모 미달 사태를 빚은 것이다.
대전지역의 자율형 사립고는 이같은 사태는 피했지만 지난 1년간의 운영성과에 대한 평가가 높지 않아 지원 열풍에 대한 부정적인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전에는 자율형 공립고가 6곳이나 지정돼 있는 것도 한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다양한 교육과정이나 특색 있는 학교운영 등이 별반 차이가 없지만 수업료는 자율형 공립고가 자율형 사립고에 비해 훨씬 낮기 때문이다.
교육계 한 관계자는 “자율형 사립고는 이제 시작 단계인 만큼 아직 판단을 하기에는 섣부른 면이 있지만 그렇다고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며 “전형방식을 바꾼 것도 이면에는 성적이 뛰어난 학생들을 선점해 학교 위상을 높이려는 다분한 의도가 있다”고 말했다.
이영록 기자 idolnamba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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