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충식 논설위원 |
대전시가 의도한 목표는 '20% 감소, 40억원 절감'에 집약된다. 한데 홍보 방식, 전달력에서 약간의 문제가 보인다. 특히 '왜'가 빠졌다. 저탄소 녹색성장, 재생과 순환의 논리는 뜬구름 잡기다. 쓰레기를 쓰레기로만 인식한다. 공원 지하에 음식물 처리시설을 둘 꿈조차 못 꾼다. 그 바이오 가스로 전기를 만드는 그린에너지 마인드가 약하다. 매립가스 자동차 연료화 같은 환경산업 투자에 인색한 정부가 뒤에 버티고 있다.
단위만 높지 정부의 '얼마 줄여 얼마 이익'의 셈법도 대전시와 비슷하다. 나라 전체의 음식물 쓰레기 손실이 연간 18조원을 웃돈다고 말한다. 거액은 거액이다. 지난해 대한민국 모든 운전자가 주유소에서 긁은 카드 총액이 18조원이었다. 4인 가족 한 끼 상차림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는 4.8㎏이다. 소나무 한 그루의 1년 이산화탄소 흡수량이다. 그러니 어쩌란 말인가. 식품과 관련한 윤리적 소비주의의 옷까지 거부감 없이 걸쳐야 한다. 누가 그걸 전파하는가.
정치생태학적인 고민도 있다. 쓰레기 종량제 초기에는 분리수거를 가부장적 분석 틀로 보는 보고서가 국책연구기관인 한국여성개발원에서 나왔다. 음식물 쓰레기 종량제는 가사노동 과부하, 성 차별의 시각에서 재단하지 않았으면 한다. 이 '작업'이 일곱 아저씨의 오두막을 휘파람 불며 청소했던 백설공주처럼 신명날 수야 없다. 가사 분담 차원에서 풀든 달리 풀든 구조와 문화에 맡길 일이다.
청소의 효용을 필자는 믿기에 하수나 청소 대책 없이 근대화가 불가능했다는 데 선뜻 한 표를 던진다. 궁중 청소 담당 벼슬아치인 상제(尙除)가 술 빚는 정3품 상온(尙溫), 등불 켜는 종6품 상촉(尙燭)보다 아래인 정8품이었다는 게 불만일 정도다. 또 그 미래적 가치를 믿기에 청소행정도 중시해야 한다고 믿는다. 더불어 생태 위기 시대의 대안을 실천하는 시민도 우대받아야 한다.
쓰레기는 문명의 뒷모습이고 실재하는 현재다. 대전시와 각 자치구는 동일요금을 내는 정액제가 누구도 그립지 않도록 똑바로 해야 한다. 환경적 성공은 당연히 적게 버리기와 잘 버리기라는 시민의 환경적 근육에 달려 있다. 분리 배출의 압박이 크지 않았을 조개무지의 신석기인과 지금 우리가 다른 점이다.
최충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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