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지난해 예산 15억원 확보에 실패한 이후 올해는 건물 규모도 줄이고 국비 요청액이 대폭 줄어든 설계용역비 6억원 가운데 3억원만 제출했다. 그래서 더 아쉽다. 대전시가 전국 최초의 효문화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성산효대학원대학교와 효문화 진흥 협약을 체결하는 등 기반을 닦아 왔기에 더욱 그렇다. 하지만 여기서 그칠 수 없다.
장차 체류형 효 테마파크를 만들어 효와 뿌리를 현대에 재현해려는 노력을 그렇게 쉽게 접어서는 안 된다. 대전의 자랑거리인 뿌리공원은 민과 관의 유기적인 협조체제로 쌓아올린 효 테마공원으로 널리 각광받고 있다. 족보박물관, 장수마을 등의 인프라를 갖춰 어느 도시도 따라오지 못할 강점을 지녔다. 특히 자신의 뿌리를 확인해 보는 성씨별 조형물 등을 통해 효 문화의 최적지로서도 검증을 마쳤다.
지금 시대는 '성씨, 족보, 효'란 주제가 이색적으로 들릴 만큼 변했다. 이렇게 세태는 변했지만 효는 여전히 나의 근본을 돌아보는 일이며 인류의 보편적 가치임을 부인할 수 없다. 효는 고령사회가 처한 문제점을 해결하는 유용한 수단도 될 수 있다. 효행 장려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의 취지도 이와 같지 않은가 한다.
낙관도 비관도 아직은 이르다고 본다. 효가 주제이자 소재인 뿌리공원의 완성도를 높일 기회를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 뿌리공원 및 족보박물관, 효문화마을, 효지원센터 등이 있고 효 관련단체가 있는 본부도시가 대전이다. 가장 대전스러운 명소에 효문화진흥원을 설립해야 하는 당위성은 차고도 넘친다.
국비 확보 실패 이유는 운영계획 미비와 시급성 부족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역 정치권도 시정간담회에서 이 현안이 제기된 이후 잘 대처하지 못했다. 대전시는 정치권과 협력하고 보건복지부와도 협의해 예산을 살려야 한다. 대전이 장차 효행교육, 효지도사 양성, 효행자 발굴의 중심이 돼야 하므로 꼭 그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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