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색·기묘한 형상 '엉뚱한 자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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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색·기묘한 형상 '엉뚱한 자연'

재료·도구 다양한 방식… 생동감 넘치는 이색적인 형상 표현 ●유근영 작가 개인전 'The Odd Nature' 내일부터 내달 12일까지 모리스갤러리

  • 승인 2011-09-27 14:17
  • 신문게재 2011-09-28 11면
  • 박수영 기자박수영 기자
유근영 작가의 개인전이 29일부터 다음 달 12일까지 대전 모리스 갤러리에서 열린다.

유 작가의 'The Odd Nature', 엉뚱한 자연은 그가 미술대학에서 세례받았던, 그래서 쉽사리 벗어 던질 수 없었던 모더니즘 미술로부터 헤어나기 위한 노력의 여정 끝에 맺어진 결실이라 볼 수 있다.

이념에 함몰되어 생명력 없는 그림을 그리지 않겠다는 젊은 날의 결정은 생동감 넘치며 이색적인 자연의 모습을 만들어냈다.

1990년대 이후부터 유 작가의 작품은 단순화되거나 기하학적인 구조를 가진 색면이나 형태를 떠나 이미 소재가 되어 있던 자연과 자연물이 보다 직접적이고 구체적으로 표현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나무 혹은 다양한 식물과 꽃의 형상 나아가서는 현미경으로나 보았음 직한 미생물의 형상들이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자연'의 모습이다.

자신의 그림을 속박했던 형태와 된 논리로서의 회화를 벗어 던지고 자신의 그림을 마음껏 그려보고자 한 그가 심상을 통해 재현한 자연이라고 할 수 있다.

유 작가는 그렇게 일상에서 마주했던 풀잎 하나, 걷던 길 주변에 핀 꽃들을 마음에 담고 음악을 들으면서 떠올린 자연을 펼쳐 화폭에 옮겨 놨다.

그렇게 그려내는 식물과 꽃들은 어디에선가 보았음 직 하지만 실제 자연에서는 찾을 수 없다.

색채 또한 자연 속에서는 볼 수 없는 화려함과 다양함을 지니고 있다.

즉 그 하나하나에는 그림을 그리는 재료와 도구들이 그림을 그리는 사람에 의해 구사되는 온갖 방식들이 담겨 있는 것이다.

원리나 이념에 속박되지 않는 그림을 그리는 유 작가는 자유로이 형을 만들고 색을 취하며 계획적이라기보다는 감각적이고 즉흥적이되 방만하지 않아 절제를 잃지 않는다.

지지대에 물감을 얹어 이루어내는 표현이 풍부하되 조화를 이루는 '그리기'만이 알게 해주는 즐거움과 깨달음 즉 회화의 근원적인 미덕을 잃지 않으려는 작가의 신념이 담겨 있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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