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드니 르베로는 프랑스의 소설가이자 조사 전문가로서 행복, 혁명닷컴, 계시 등의 책을 저술하였다. 공저자인 베로니카 자라쇼비치도 프랑스의 저널리스트로서 월드미디어 네트워크의 편집장을 역임했으며, 지구촌:기술혁명은 누구에게 이득을 안겨주는가를 썼다.
▲ 촘스키, 누가 무엇으로 세상을 지배하는가 |
그는 29세에 MIT부교수가 된 이래 지금까지 70여권의 저서와 1000여 편의 논문을 발표하는 등 매우 왕성한 저술활동을 하고 있다. 그는 언어학 뿐만 아니라 철학, 인지과학, 심리학 등 인문학을 두루 섭렵하고 정치, 경제, 역사, 사회, 문화, 사상 등 다방면에서 탁월한 학문적 성과를 거뒀다.
시카고 트리뷴지는 촘스키를 '인류역사상 가장 자주 인용되는 여덟 번째 인물'로 묘사했으며, 뉴욕 타임스는 '생존하는 가장 중요한 지식인'으로 꼽기도 했다.
촘스키의 저작을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는 '표현의 자유'와 '진실의 규명'이다. 그는 1966년 뉴욕타임스에 기고한 글에서, 지식인의 책무는 '중요한 문제'에 대해서 '적합한 대중'에게 '가능한 범위 내'에서 진실을 찾아내 알리는 것이라고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 그는 논쟁을 즐기지 않는다. 어떤 문제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완전히 털어놓고 나서는 다른 사람들이 뭐라고 해도 신경도 쓰지 않는다. 그는 양심을 지키면서 엄격한 기준에 따라 행동하고 말한다. 촘스키는 우리에게 자신의 생각을 되풀이해서 말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소문에 시달리더라도 물러서지 말라고 가르친다.
그는 미국과 유럽의 지식인들이 진실을 말하기 보다는 국가와 대기업들의 선전도구로 전락해 민중을 소극적이고 순종적이며 무지한 존재, 결국 프로그램화된 존재로 만드는 데 앞장서왔다고 강하게 질타한다. 사회가 민주화되어 국민을 강제로 통제하고 소외시키기 힘들어지면, 엘리트 집단이 선전의 도구로 나서고 힘과 돈이 있는 자들 편에 붙어서 먹고사는 현상이 지속되어 왔다는 것이다.
촘스키는 권력의 중심은 최강대국들, 거대한 다국적 기업들, 종교집단, 금융기관과 국제기구 등이 공동의 이익을 위해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면 거대한 네트워크를 형성함으로써 홍보와 광고 등 미디어와 언론을 장악하고, 인간 정신을 지배하기 위해 '인위적 욕구'를 만들어 내서 대중이 그 욕구를 맹목적으로 추구하게 만든다고 주장한다. 이른바 시민의 권리를 기업에 양도하는 신자유주의가 만연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 결과로 대중은 서로 소외되어 갈 뿐만 아니라 소비에 몰두하게 되고, 정기적으로 투표권을 행사함으로써 대의정치에 참여했다는 착각 속에 점점 정치의 방관자가 되어 간다고 한다.
그는 “적어도 순수한 시장경제의 의미에서 자본주의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습니다. 비용과 위험을 공동으로 부담하는 거대한 공공 분야와 전체주의적 성격을 띤 거대한 민간 분야가 양분하고 있는 경제 현실에 우리는 살고 있을 뿐입니다. 이런 세상은 자본주의가 아닙니다”라고 강한 어조로 현대 사회를 비판한다.
이러한 거대 권력집단들이 대중을 우롱하는 시대일수록 지식인들은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 진실을 대중들에게 알리고, 대중들은 각성하고 연대하여 자신의 권리를 되찾아야 한다고 그는 주장한다. 대중이 행동을 결심한다면 어떤 일이라도 해낼 수 있고, 실제 그런 사례들이 역사를 돌이켜 보면 수도 없이 많다. 인터넷처럼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는 도구를 잘 활용하여 대중들끼리 연대감을 높이고 솔직하게 진실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거대 권력에 맞서 싸울 수 있는 민중의 힘이 아직도 엄연히 존재하고, 역사는 민중의 편이라는 희망적인 메시지로 그는 인터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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