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인부 3명이 숨진 갑천 하수관 매설공사 참변과 관련 경찰이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둔산경찰서에 따르면 사건이 발생한 지난 24일 오후 원청업체 직원과 공사현장 크레인 기사 등 3명을 불러 초동 조사를 마쳤다.
경찰은 이들로부터 사고가 난 정확한 경위 등을 집중적으로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25일부터는 실제 공사를 진행한 하청업체 관계자와 필요하다면 공사발주처인 대전시 건설관리본부 직원까지 소환, 조사하고 있다.
수사 핵심은 공사 현장에서 사건 발생 이전 인부들의 안전조치가 제대로 이루어졌는지에 대한 부분이다. 경찰은 발주기관과 원청 및 하청 업체의 안전조치 소홀 정황이 드러나면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관련자들을 형사 입건할 방침이다.
둔산서 관계자는 “현재 사건 기초조사는 모두 마친 상태다”라며 “앞으로는 현장 공사과정에서 인부들의 안전조치를 제대로 이행했는지 여부에 대해 집중 수사할 것”이라고 수사방향을 설명했다.
이어 “노동부와 협의를 통해 수사를 진행한 뒤 과실이 드러날 경우 전원 사법처리 하겠다”고 말했다.
경찰뿐만 아니라 노동부에서도 이 사건에 대해 수사에 돌입했다.
노동부 산하 대전고용노동청은 위험사업장에서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른 안전조치가 이행됐는지와 휴일임에도 공사가 진행된 경위 등에 대해 감리단과 공사업체 관계자 등을 상대로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특히 이번 참사의 원인이 '보일링(boiling) 현상'과 관련이 있는지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보일링 현상은 흙막이 굴착 공사 과정에서 바닥에 차오른 물이 지반의 압력보다 커지면서 토사가 지면 위로 흘러나와 결국 지반이 파괴되는 현상을 말한다.
대전고용노동청 관계자는 “사고원인으로 보일링 현상뿐만 아니라 또다른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조사 중이다”라며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과 공동으로 조사해 이르면 이번주 중으로 결과를 내놓을 방침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25일 오전 9시 38분께 유성구 원촌동 원촌교 밑 하수관거 공사현장에서 작업 중이던 인부 김모(50)씨 등 3명이 토사와 불어난 물에 매몰돼 숨졌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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