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싣는 순서]
1.귀농·귀촌 제대로 알자
2. 귀농·귀촌에 대한 관심 높여야
3. 맞춤형 지원 정책 필요
4. 도시농업도 주목
5. 경험자에게 듣는 귀농·귀촌
귀농·귀촌을 꿈꾸는 도시민이 늘어나면서 이를 지원하기 위한 정책도 확대되고 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도 각종 지원책을 마련, 도시민을 농어촌에 유치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지원책이 여전히 단편적인 차원에 머물러 있다는 것이 귀농을 꿈꾸는 도시민의 공통된 의견이다.
▲ 귀농 2년차 조해연<사진 오른쪽>씨가 성공적인 농촌 정착에 대해 조언하고 있다. |
이를 위해 초기 단계에서는 귀농을 희망하는 도시민에 귀농에 필요한 다양한 정보제공 및 맞춤 상담교육, 귀농인의 집 체험 등을 지원하고 귀농을 결정한 뒤에는 주택 및 농지 알선, 컨설팅, 창업자금 등을 지원하고 있다. 또 이같은 지원이 효과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귀농귀촌 종합센터를 설치, 운영하고 있다.
이와 함께 각 지자체도 각종 지원책을 마련해 도시민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천안시 등 10개 시·군에서는 이미 귀농인 조례를 제정해 귀농 지원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조례가 마련돼 있지 않더라도 이미 16개 시·군에는 귀농지원센터가 설치돼 귀농인 상담, 지원시책 소개, 교육안내, 귀농정보 제공 등의 활동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정책이 귀농을 희망하는 도시민 등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지는 않다.
중도일보와 충남도가 도내 귀농인 228명을 대상으로 귀농·귀촌 가구 조기 정착 지원 마련을 위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130명(56.6%)은 귀농·귀촌시 별다른 정책 지원을 받지 않았다고 답했다. 응답자 중 영농기술 교육(19.8%)이나 영농자금 지원(4.3%) 등의 이유로 정부나 지자체의 도움을 받았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같은 정부와 지자체의 노력에도 귀농인들이 체감하는 귀농정책 효과가 낮은데는 여러가지 이유가 존재하지만 무엇보다 귀농·귀촌을 바라보는 각기 다른 시선도 무시할 수 없다.
당장 늘어난 귀농 수요를 해결하기 위해 대책을 세운 정부와 철저한 준비없이 귀농을 선택한 도시민, 귀농 인구로 인한 기존 지역공동체의 붕괴를 우려하는 지역주민의 시선이 서로 엇갈리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박시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농촌정책연구본부장은 “현행 귀농·귀촌정책은 일시 체류 및 반정주형 등 도시민의 다양한 수요 대응에 미흡하다”며 “소규모 전원주거단지나 체재형 농원 조성 확대, 빈집 정비 등을 통해 도시민들의 실질적인 수요를 충족하는 시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귀농을 지원해야 하는 이유=귀농에 대한 시각차에도 불구하고 귀농을 희망하는 도시민에 대한 지원을 계속해야 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고령화로 침체에 빠진 농어촌에 귀농·귀촌인구가 새로운 활력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도시민이 농어촌으로 이주할 경우 다양한 경제적 파급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도시민이 농촌으로 이주하면 도시의 교통, 주택난을 해소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또 에너지 사용이 줄어 도시 인프라비용 저감 등의 변화로 다양한 사회적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특히 도시민이 농어촌에 정착하면 지역 상권의 부활은 물론 고용 기회확대 등 농촌 지역의 경제가 살아나 도시민 한 사람이 귀농 또는 귀촌할 경우 약 1억8000만원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상오 그린코리아컨설팅 대표는 “도시민 한사람이 귀농·귀촌해 농산어촌에서 30년을 살 경우 도시에서는 교통·주택난 완화와 도시 인프라비용 저감 등으로 1억원 상당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농촌에서도 지역 활성화와 지역상권 부활, 고용 기회 증대 등으로 8000만원 상당의 농촌생산성 증대효과가 발생해 전체적으로 도시민 한사람의 귀농·귀촌에 따른 경제적 파급효과가 1억8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도시 과밀화와 농산어촌 부활을 위해 귀농 인구에 대한 보조금 및 귀농·귀촌교육 등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 귀농으로 인한 농촌의 변화는 이미 도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금산 금성면 두곡리의 한 작은 마을, 이곳은 불과 5~6년 전만해도 사람이 살지 않는 땅이었다. 야산으로 둘러싸여 살기 불편했기 때문이다. 사람이 겨우 지나다닐 정도의 길밖에 없어 마을 주민들이 소규모 농사를 짓는데 활용하는 정도였다.
하지만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 귀농인이 하나둘 이곳에 정착하면서 현재는 6~7가구가 모여사는 마을로 변했다.
귀농 2년을 넘긴 조해연(64·금산 두곡리)씨는 “귀농은 하는 사람이나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지자체나 모두에게 어려운 일”이라며 “앞으로 계속 증가할 귀농인들이 성공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귀농인을 농촌의 새로운 일꾼으로 키운다는 생각으로 지원하고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시우 기자 jab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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