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병기 활' 영화에 나왔던 청나라 활을 당겨보는 박 명인. 청나라 활에 비해 우리 활이 크기는 작지만 정확성과 안정감 면에서 그 어느 나라 활보다 강한 활이라고 자부한다. |
‘송무궁’의 대표 박도민(65) 명인은 “영화를 통해서 젊은이들이 우리 활의 우수성을 조금이나마 알게 된 것 같아 기분 좋습니다. 더 널리 알려졌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한다.
물소뿔과 인조각(角), 카본, 대나무 등 다양한 재료로 만들어지는 송무궁의 활은 박 명인이 20여 년간 연구해서 만든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최고의 개량궁. 국내의 궁사들은 물론이고 중국을 비롯한 해외에서도 주문이 들어온다.
개개인의 활 쏘는 힘에 맞춰 맞춤식으로 활을 만드는 박 명인은 고향 금산에서 뛰놀던 어릴 적부터 활을 꿈꿨다. 마을 어르신들이 활터에서 활 쏘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커서 활을 쏴 봐야지…’ 하는 생각을 했다고.
하지만 그 어릴 적 꿈은 잊혀 졌고, 고향을 떠난 박 명인은 전남 나주에서 농기구 공장을 운영했는데, 아이들의 학교 때문에 광주로 주거지를 옮긴 후 아침시간을 어떻게 활용할지를 생각하다 어릴 적 꿈이던 활쏘기를 떠올렸다.
1988년 활쏘기에 입문한 박 명인은 이후 활 예찬론자가 됐다. 사고로 다친 허리 때문에 늘 요통에 시달렸는데, 활을 쏘면서부터 나아졌고 궁도 입문 1년 후부터는 요통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 우리 전통 활인 ‘각궁’의 모양과 촉감, 탄력을 근접시킨 박도민 명인의 개량궁은 다루기 어려운 각궁의 단점은 줄이고, 정확성과 안정감은 높인 활이다. 전통 활을 계승한 개량궁 만들기에 고집스레 도전해 이제는 국내·외로부터 인정을 받고 있다. (사진은 박 명인이 제작한 물소뿔 개량궁) |
그렇게 1989년부터 개량궁을 연구하기 시작한 박 명인은 여러 가지 재료와 방법으로 우리 전통 활인 ‘각궁’의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개량한 활을 만들었고,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돈벌이가 되지 않아도 고집스럽게 활 연구에 매진한 끝에 1990년대 초부터 박 명인이 만든 개량궁은 모든 궁사들이 찾는 인기 활이 됐고 광주시에서는 박 명인의 개량궁 전시공간을 따로 마련해주기도 했다.
1999년 고향 금산과 가까운 대전으로 옮겨온 박 명인은 개량궁 연구에 박차를 가했고 15년 전부터는 둘째 딸 선미(36)씨가 개량궁 제작 기술을 전수받고 있어서 더 든든하다.
“수 십 가지의 다양한 활을 만들고 있는데, 아직도 내 마음에 드는 활을 만들지는 못했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연구해서 더 좋은 활을 만들어야지요.”
중국, 몽골 등 동남아시아 30개국으로의 수출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 더 많은 나라에 활도 수출하고 우리의 활 문화도 알릴 수 있었으면 하는 박 명인의 소망이 더 멀리 뻗어나가기를 기대해 본다. 온라인뉴스팀=이은미 프리랜서 기자
●‘송무궁’ 박도민 명인은?
1988년 궁도 입문 후, 1989년엔 우리 전통 활인 각궁을 바탕으로 한 개량궁을 만들기 시작했다. 개량궁 생산 전문업체인 ‘송무궁’을 만들어 탄성이 좋으면서도 충격은 덜한 개량궁을 본격적으로 생산, 궁도인구의 저변확대에 기여했다.
전통 활을 계승한 개량궁 개발의 공로를 인정받아 ‘(사)대한명인회’로부터 ‘명인’ 인증을 받았으며 박도민 명인이 설립한 ‘송무궁’은 국민체육진흥공단 체육과학연구원으로부터 품질인증업체로 지정돼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 활을 수출하면서 우리 활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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