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두선 도청팀 |
요즘 가장 큰 사회적 이슈 중 하나로 떠오른 저축은행과 관련해서도, 영업정지된 저축은행들 가운데 일부가 분양사기로 얼룩진 사업장에 수천억원대의 불법대출을 해 놓고, 금융감독원이 분양사기 민원을 무마하기 위해 사실상 묵인했다고 주장하자, 금융감독원은 이를 전면 부인했다.
여기에 사상 초유의 정전사태를 두고, 전력수급 관련 주체들 사이에 진실공방과 책임 떠넘기기를 하면서 비판여론과 책임론이 비등하고 있다.
지난 21일 발견된 백제문화단지 능사 대웅전 내 불전함 시주금 도난 사건과 관련해서도 이런 공공기관의 책임 떠넘기기 모습은 어김없이 보게 됐다.
이 사건과 관련해 취재차 연락한 기자에게 시설 관리를 담당하는 간부 공무원은 “능사 운영은 이미 종교계로 넘겼기 때문에 우리가 관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또 “능사 운영을 맡은 주지 스님, 자원봉사자와 관련된 부서도 우리 시설과가 아닌 서무과”라고 말했다.
엄연히 백제문화단지의 시설이 파괴되고, 그 안에 있던 현금까지 도난당한 사건이었음에도, 이 간부 공무원의 말은 마치 “자신이 왜 이 문제 때문에 골치아파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무책임한 태도로 비칠 수밖에 없다.
백제문화단지는 백제 왕궁 재현을 위해 백제권 개발사업의 핵심 사업으로 계획이 수립된 지 17년, 착공된 지 12년 만에 준공된 시설이다.
1998년 4월부터 국비 1709억원과 지방비 2078억원, 민자 3117억원 등 모두 6904억원이 투입돼 329만4000㎡의 터에 백제시대 건축물과 주거 등을 고증을 거쳐 재현한 역사재현촌을 중심으로 위락, 쇼핑, 숙박시설 등을 갖춘 '한국형 역사테마파크'이자 문화재급 시설이다.
안 그래도 관람객 급감 등 여러 문제점을 안고 있는 백제문화단지에서 시주금 도난 사건까지 발생했지만 그에 대한 책임은 아무도 지려 하지 않는다.
무책임하고 안이한 시설 관리는 백제문화와 정신을 되살리고, 충남 관광산업의 중요한 축이 될 백제문화단지를 애물단지로 전락시키는 지름길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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