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사진 찍고 건강히 오래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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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째 무료촬영 봉사... 지역노인만 벌써 500여명 공모전 입상 실력도 탁월 “능력 사회환원 보람 커”

  • 승인 2011-09-22 17:48
  • 신문게재 2011-09-23 5면
  • 이경태 기자이경태 기자
[창간 60주년 나눔사회 캠페인 365일 36.5도 - 유길선 둔산경찰서 월평1동 치안센터장]

“대가없이 지역 노인들에게 장수사진을 찍어주면서 지역민과 어울려 살고 싶습니다.”

유길선(56) 둔산경찰서 월평1동 치안센터장에게 지난 15일 오전 11시께 전화 1통이 걸려왔다. 다름아닌 장수사진을 찍어달라는 한 노인의 전화다. 앞서 7일 월평1동 주민센터에서 지역 내 노인들을 대상으로 장수사진을 무료로 찍어주기도 해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노인들은 너 나 할 것없이 유길선 치안센터장에 대한 칭찬 일색이다.

▲ 유길선 월평1동 치안센터장은 자신이 배운 사진기술을 직접 활용해 지역 노인들에게 무료로 장수사진 및 영정사진을 찍어주는 등 능력환원의 귀감이 되고 있다.
▲ 유길선 월평1동 치안센터장은 자신이 배운 사진기술을 직접 활용해 지역 노인들에게 무료로 장수사진 및 영정사진을 찍어주는 등 능력환원의 귀감이 되고 있다.
유 센터장은 지난해 말께부터 지역 노인들을 대상으로 장수사진(또는 영정사진)을 무료로 찍어주고 있다. 물론 노인들에게서 촬영료를 받는 것도 아니다.

살아있을 때 이들의 사진을 자손들에게 보다 멋지게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서 그는 대가를 바라지 않고 사진 찍기를 이어오고 있는 것이다.

유 센터장이 지역 노인들의 장수사진과 영정사진을 찍어주는 것은 어머니를 모시면서 지역 대소사를 곁에서 봐왔던 이유에서 찾을 수 있다.

그는 7남매 중 넷째이지만 노모를 모시면서 함께 이웃의 조문을 자주 다니던 중 영정사진을 미처 준비하지 못해 곤혹스러워하는 상주가 안타까운 마음에 노인들에게 사진을 찍어주기 시작했다.

유 센터장은 “영정사진을 준비하지 못해 주민등록증 사진을 확대해서 쓰는 것을 봤는데 질이 좋지 않았다”며 “마지막으로 가시는 길인데도 후손들에게 좋은 모습을 남기지 못한다는 것이 안타까워 카메라를 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특히 유 센터장의 사진은 아마추어 수준을 뛰어넘을 정도다. 그는 목원대와 한밭대 평생교육원 사진학과를 수료하며 전문적인 사진기술을 익혀왔기 때문이다.

또 대전시 사진전 대상, 현충원 사진전 대상 등 전국 규모 사진공모전에서 입상만 30여 회에 달하는 등 실력 또한 인정을 받았다. 이렇게 그가 카메라를 들고 영정 및 장수사진을 찍어준 지역 노인만 해도 이제는 무려 500여 명에 달한다.

많은 노인들의 장수사진을 찍어주다보면 간혹 이를 비아냥거리는 말이 비수처럼 유 센터장에게 되돌아오기도 한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유 센터장은 특유의 유머로 받아넘기며 오히려 장수사진 촬영에 대한 의미를 새롭게 다진다.

이같은 무료 장수사진 촬영 봉사 소식에 지역의 한 액자제작 전문업체(유진훼미리아트)는 장수사진의 액자를 후원해주면서 유 센터장의 지역사랑에 힘을 보태고 있기도 하다.

장수사진을 촬영해주는 유 센터장의 지역 사랑은 단순히 후원금을 내놓는 차원을 뛰어넘어 자신의 능력을 사회에 환원한다는 면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최근에는 명사들이 무료강좌, 무료 서비스 등으로 능력을 공유하는 등 사회환원의 방법을 다양하게 보여주고 있는 만큼 유 센터장 역시 그만의 방법으로 이웃을 돌아보고 있는 셈이다.

유길선 치안센터장은 “소외계층 가운데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노인들은 세상을 떠나기 전에 아무것도 준비하지 못한다”며 “이들이 후세에 아름다운 모습으로 비춰지도록 해주는 것이 나의 임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나눔이라는 것은 돈이 많을 수록 행동으로 실천하기 어려운 것”이라며 “돈이 아니더라도 자신이 가지고 있는 능력을 조금이라도 나눈다면 지역사회는 더욱 따뜻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경태 기자 biggerthan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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