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수철 서산 농민 이중고

야생동물 농작물 피해·빈집털이범 기승

본격적인 추수철을 맞아 농촌지역에서 야생동물에 의한 농작물 피해와 빈집털이가 기승을 부리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실제로 서산시 해미면 대곡리에서 6000㎡의 밤 농장을 하는 김 모(65)씨는 최근 밤 수확기를 맞았지만, 청설모가 잘 익은 밤만 모두 까먹는 바람에 하소연도 못하고, 한숨을 내쉬고 있는 실정이다.

고북면 장요리에 사는 이 모(여·71)씨도 1500㎡에 고구마를 심었지만, 멧돼지가 고구마 밭을 반 이상 망쳐버렸는가 하면, 부석면 창리에서 벼농사를 짓는 박 모(68)씨의 논도 고라니가 나타나 벼 이삭만을 '똑똑' 따먹는 바람에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 같은 야생동물에 의한 피해와 함께 수확을 위해 집을 비우는 시간이 늘면서 빈집털이도 극성을 부리고 있다.

실제로 서산시 팔봉면 어송리 이 모(60·남)씨는 집을 비운사이 도둑이 창문을 깨고 들어와 현금 140만원과 감정가 400여만원대의 조선시대 관찰사임명서 등 귀중품을 도난당하는 피해를 입었다. 또 지난 20일에도 팔봉면 호리 바닷가에 정박 중이던 이 모(37)씨의 선외기가 절도범에 의해 도난당하는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조사에 나섰다.

주민들은 “앞으로 추수 등 본격적인 수확철을 맞아 더욱 바빠져 집을 비우는 일이 많아질 텐데, 도둑 때문에 걱정”이라며 불안해 하고 있다.

최철균 서산경찰서 수사과장은 “본격적인 추수철을 맞아 좀도둑이 기승을 부리면서 맞춤형 순찰을 강화했다”며 “집을 비울 때는 전등이나 텔레비전을 켜두고 잠금장치를 철저히 하며 수상한 사람이나 차량을 발견했을 때는 가까운 경찰서로 즉시 신고해 달라”고 말했다.

서산=임붕순 기자 ibs9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