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대표는 “경찰의 수사에 적극 도움을 주려다가 오히려 피해를 입게 됐다”며 “CCTV를 직접 경찰이 내려받아가겠다고 했지만 카운터 옆에 외부인이 있게 되면 영업에 방해가 될 것 같다고 판단, 직접 자료를 내려받아 건넬 생각이 착오였다”고 후회했다.
최근 지역에서 잇따라 납치 등 범죄가 발생한 가운데 용의자에 대한 단서를 찾기 위한 경찰의 사설 CCTV 수사 요청에 시민들의 불편도 늘고 있다. 경찰 수사에 대한 도움이 의무는 아니더라도 적극 도움을 주는 시민들이 오히려 정신적, 물질적 피해를 호소하고 있는 만큼 시민에 대한 경찰의 배려 역시 요구된다.
21일 대전경찰청에 따르면 6월 30일 대전에서 발생한 초등생 납치사건과 관련, 용의자의 단서를 찾기 위해 서구지역 일원 대부분의 CCTV에 대한 모니터링이 실시됐다. 이 가운데는 개인이 사업장의 보안을 위해 자비를 들여 설치한 사설 CCTV도 다수 포함됐다.
또 지난 12일 동구 자양동에서 발생한 40대 여성 납치사건에 대해 경찰은 인근 지역에 있는 다수의 CCTV를 모니터링하기도 했다.
하지만 경찰이 사설 CCTV 기록을 이용하기 위해 시민들에게 수사협조를 요청하고 관련 자료를 받는 과정에서 영업적인 불편을 호소하는 지역민들도 나타나고 있다.
일부 매장에서는 형사들이 카운터 옆 컴퓨터에서 CCTV 기록을 내려받는 게 오히려 번거롭기도 하고 영업장 이미지에도 좋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이미 수사협조에 동의한 만큼 불편한 심정을 드러내기도 힘든 상황이다.
이에 대해 한 사설경비업체 관계자는 “개인적으로 설치한 CCTV는 사생활 차원의 문제이기 때문에 경찰에 보여줄 의무가 없다”며 “개인이 선택할 문제여서 이를 공개하지 않는다고 불이익을 받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속에서 대전의 경우, 지난 7월 고객만족팀이 대전경찰청에서 문을 연 만큼 경찰수사에 협조한 시민들에 대한 애로사항 청취 및 개선이 필요하다는 요구도 이어진다.
대전경찰청 고객만족팀 관계자는 “고객만족팀에서는 경찰수사에 직접 관련된 접촉고객과 비접촉고객에 대한 다양한 방법의 만족도 조사를 하고 있다”며 “최근 늘어난 CCTV 수사 요청 등에 대해서도 시민들의 불편이 없도록 의견을 청취하는 등 개선점을 찾아보겠다”고 답했다.
이경태 기자 biggerthan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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