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기천]정무부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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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기천]정무부지사

[시론]가기천 칼럼니스트

  • 승인 2011-09-21 15:25
  • 신문게재 2011-09-22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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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기천 칼럼니스트
▲ 가기천 칼럼니스트
시·도에 정무부시장·부지사를 둔 것은 1995년 7월부터다. 민선 시·도지사의 정무(政務)적 기능을 보좌할 필요성이 대두했기 때문이었다. 1970년대 중반 처음으로 시·도에 부시장·부지사를 둔 이후 1980년대에 잠시 2인의 부시장·도지사를 두었다가 1인 체제로 환원한 후에 다시 부활한 것이다. 이를 굳이 구분하자면 민선 시·도지사를 광역지방자치단체장이라 하므로 부시장·도지사는 광역부단체장으로 부르는 편이 이해에 쉽겠다.

당시 필자는 시·도를 대표하여 정무부단체장제도를 도입하는 일에 참여하였는데 이때 가장 중점적으로 관심을 둔 부분은 명칭과 기능이었다.

종전의 예에 따라 제1, 제2 부시장·도지사로 하는 안을 유력하게 검토하다가 도입취지를 살려 '정무(政務)'로 하였다. 가장 고민을 거듭한 부분은 업무의 범위를 정하는 일이었다. 외형상으로는 일반적인 행정에는 관여하지 않으면서 보이지 않게 영향력을 발휘하는, 즉 '결재문서에 서명은 하지 않고 실질적으로 권한을 행사하고, 권한은 행사하되 책임은 지지 않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기 때문이었다.

많은 논의 끝에 정무적이거나 대외적인 성격이 강한 정당, 의회, 홍보, 체육 분야를 관장하는 것으로 하였다. 직급은 행정부시장·부지사와 동급으로 하여 서울특별시는 차관급인 정무직으로, 기타 시·도는 1급 상당 별정직공무원으로 보하고 시·도지사가 임명하는 지방공무원으로 하였다.

당시에 마련한 자격기준은 ①2급 또는 3급 공무원으로 3년 이상 ②민선 시장·군수·자치구청장 경력자 (충남도는 의회의 조례안심의과정에서 '광역의원 경력자'를 추가) ③지방행정분야에 학식과 경륜을 쌓은 자로 하였고, 근무상한 연령(정년)은 일반직공무원의 정년에 준하도록 하며 그 임용에 관한 사항은 조례로 정하도록 하였다.

민선으로 시·도지사가 선출되면서 이 기준에 따라 공무원 출신을 임용한 시·도가 있었는가 하면 선거캠프나 정당 관계자들이 이 자리를 맡거나 순수하게 외부에서 영입한 경우가 있었다.

이후 시·도별로 관장업무를 조정하여 일반 행정업무를 분담하여 수행할 수 있도록 했는가 하면 특히 지역경제 활성화와 기업유치가 지방행정의 중요 현안이 됨에 따라 경제전문가를 영입하기도 하였고 강원도에서는 아예 명칭을 경제부지사로 바꾸어 운영하고 있다.

임용 연령도 일부 시·도에서는 조례를 개정하여 제한을 두지 않도록 하였는데 다소 논란의 여지는 있다.

이에 대하여 어차피 선출직인 광역단체장의 정무적인 판단에 따라 임기 중 등용하게 되므로 연령에 제한을 둘 필요가 없다고 하는 이가 있는가 하면 다른 별정직공무원과의 형평성 등을 고려할 때 예외를 둘 수 없다는 의견 또한 그대로 있고 있는데 그 특수성을 고려할 때 굳이 제한을 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지난주 충남도는 정무부지사를 새로 임명하였다. 이번 충남도의 정무부지사 기용에는 현직공무원 가운데서 발탁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도지사는 그를 선택한 배경을 “어떤 상황이든 자기 주도적으로 상황과 업무를 파악하고 회피하지 않는 소신을 보였다”, “맞는 것은 맞고 아닌 것은 아닌 것이 확실한 분이다. 주도적으로 일을 추진한다”고 하였다.

즉 '말해야 할 때 말하는 소신과 일해야 할 때 일하는 적극적인 자세'를 공직자가 가져야 하는 제일의 덕목으로 삼아 소신과 책임감을 느끼고 일하고, 옳고 그름의 의견제시에 주저함이 없는 자세를 높이 평가한 안목과 용인술이 돋보인다. 또한, 적극적으로 일하는 공무원들에게 희망을 안겨줌과 아울러 능동적으로 소신껏 일하는 공무원상을 주문하는 메시지를 던졌다고도 볼 수 있다.

신임 정무부지사는 그동안 여러 분야에서 크고 작은 일을 솜씨 있게 수행해 온 경륜과 역량을 활화산처럼 발휘하여 새로운 조직문화를 형성하는데 성공적인 역할을 다 할 것을 확신하고 기대한다. 이에는 도지사의 변함없는 신뢰와 동료의 정성어린 뒷받침 또한 함께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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