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요일 등교한 금산동초 학생들이 운동장에 버려진 쓰레기를 수거하고 있다. |
'줍는 손'이 따로 있는 것도 아닌데 실종된 시민의식의 단면을 보여주는 듯해 씁쓸함을 더하고 있다.
금산세계인삼엑스포장 주변 학교인 금산동초는 엑스포 기간 중 학교 운동장을 임시 주차장으로 개방하고 있다. 수업이 없는 일요일과 둘째, 넷째 토요일로 정해 개방하고 있는데 인삼엑스포 기간 중 모두 10일 정도다.
엑스포장 방문객들의 주차편의를 위해 학교측의 협조로 개방했지만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는 볼멘 소리다. 운동장을 임시 주차장으로 개방하면서 방문객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 처리가 학교로서는 골칫거리다. 불특정 다수 관람객들이 운동장을 주차장으로 이용하면서 담배꽁초와 각종 쓰레기를 마구 버리고 있다.
월요일 등교한 학생들은 버려진 쓰레기를 치우면서 '어른들에게 배울게 없다'는 곱지 않는 시선이다.
실종된 시민의식은 이뿐만이 아니다. 아늑함을 주는 학교 나무 울타리도 훼손됐다. 주차장 이용객들이 학교 정문을 두고 조금 더 가까운 지름길로 나무 울타리를 훼손,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버리고 간 쓰레기에 일부 학교시설이 훼손되면서 학생들의 학습에도 지장을 초래하고 있는 실정이다.
월요일 아침 쓰레기 줍기에 나선 이서진 학생(6년)은 “담배꽁초는 줍기 힘들다. 어른들이 쓰레기를 버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학교 유현숙 교사는 “지역 행사에 협력하기 위해 학교 운동장을 개방한 만큼 모범을 보여 주었으면 좋겠다. 이용객들이 학생들의 모범이 되어 생활 속 교육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아쉬움을 전했다.
학교 운동장의 임시 주차장 개방에 따른 부작용이 속출하면서 학생과 교사, 학교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시민의식 실종이 보여준 부정적 모습이 이 학교의 협조가 필요한 인삼축제 진행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된다.
금산=송오용 기자 ccms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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