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호 대전시교육감은 8월 28일부터 지난 9일까지 12박 13일간의 일정으로 선진국의 기술교육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영국, 핀란드, 스위스 등 유럽 5개국을 순방했다.
세계교육 동향 점검과 함께 마이스터고·특성화고 학생들의 선진기술 습득 및 다양한 해외체험 기회를 통한 최고 수준의 기술·기능 인재 양성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서다.
기술인재 육성의 산실인 응용기술과학대학 3곳, 스위스 연방직업교육청과 파리에 있는 OECD본부를 방문했고, 영국의 남자 기숙형 중등 명문 사학인 해로우스쿨과 난민·저소득층 밀집 지역인 스윈던의 드로브 초등학교(영국에서 다문화교육 최우수 학교)를 찾았다.
이번 순방을 통해 마이스터고·특성화고 재학생들의 해외 인턴십 과정 협력 협약 및 졸업생의 해외 유학 및 취업 타진, 스위스 직업교육청과 베른 응용대학과의 직업교육정책 교류 협력, 영국 드로브초등학교에서의 다문화교육 담당교사 연수 추진, 응용과학대학과의 직업교육 담당교사 해외연수 추진, 프랑스 파리 OECD의 세계 교육동향 정보제공 등의 성과를 거뒀다. <편집자 주>
▲ 영국 이스트 앵글이아대학과 교육교류 협약. |
스위스 연방직업교육청에서는 중등단계의 직업교육체제를 소개 받았다. 스위스는 9학년까지 의무교육이며 이 교육이 끝나는 15~16세 무렵 두 가지의 진로선택이 이뤄진다. 인문과정 5~30% 정도, 직업과정 60~70% 정도의 분포로 나뉜다.
고등학교 단계의 직업교육은 듀얼트랙 직업교육과정(65%), 완전직업교육과정(13%), 일반인문교육(22%) 등으로 분류된다. 듀얼트랙 직업교육과정은 일주일에 하루나 이틀 가량 수업을 받고 나머지는 직장에서 도제수업을 받는다.
1~2일은 학교에서 이론수업을 받고 나머지 3~4일은 회사에서 직접 교육을 받는 것이다. 회사는 고용과 직업훈련을 담당하고 직업학교에서는 이론과 기초소양교육을 맡는다. 이같은 체제가 완벽하게 구축되기 위해 직업지원청이 큰 몫을 하고 있다.
▲ 영국 명문 사학 해로우스쿨 학생들 모습. |
핀란드는 일반대학과 응용과학대학 등 두 가지의 형태가 있다. 일반대학은 학사, 석사, 박사과정이 운영되고 응용과학대학은 3.5~4.5년간의 학사, 3년 이상의 산업현장 경험을 쌓고 1~1.5년간의 과정을 이수해야 전공 석사학위를 받는다.
일반대학은 이론이 강조되지만 응용과학대학은 직업의 전문성 신장을 목표로 하는 것이다. 탐페레 응용과학대학은 대부분 학사과정으로 45개 전공과 직업교사 양성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이 대학을 졸업하려면 6개월 가량 기업체에서 인턴십 프로그램에 참여해야 하는 만큼 기업과의 산학연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스위스 베른 응용과학대학의 진학은 일반계고 출신은 1년 이상의 산업현장 근무경력이 있어야 하고 실업계고 출신은 12학년 졸업검정자격에 합격해야 한다. 베른 응용과학대학은 박사과정이 없으며 공학, IT, 건축, 경제, 미술 등 6개 과정의 학사와 석사과정만 운영된다. 또 학사과정에서는 영어로 수업하는 과정이 없고 독일어로만 진행되는 것이 특징이다.
영국 이스트 앵글리아대학과는 마이스터고·특성화고 직업교육 해외 인턴십 프로그램 등 글로벌 현장학습 프로그램 마련을 위한 교육 교류 협력을 체결했다. 마이스터고·특성화고 3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희망자를 선발, 사전 어학연수를 받은 뒤 내년 9월부터 이스트 앵글리아대학과 산업체에서 약 3개월간 선진기술 습득을 위한 현장실습 등을 실시할 계획이다.
▲ 스위스 연방직업교육청 방문. |
기숙형 남자 중등학교인 해로우스쿨은 436년의 전통으로 처칠 등 6명의 총리를 배출한 명문사학이다. 해로우스쿨은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인재 양성을 위해 전통을 고수하고 학생들이 교모를 착용하는 등 기초기본교육을 중시하고 있다. 주지교과 학습 뿐만 아니라 수영, 승마, 테니스, 골프 등 다양한 과외활동 체험도 강조하고 있다.
또 개교 초기의 건물들이 역사와 함께 잘 보존돼 있으며 졸업생들의 재학 당시의 흔적을 남겨 전통과 명예를 중시하는 것은 물론 과거, 현재, 미래를 아우르는 인재 양성에 주력하고 있다. 해로우스쿨에는 유학생 6명이 공부하고 있으며 김 교육감은 이들을 만나 우리나라를 빛낼 국제적 큰 인재로 성장해 주길 당부하기도 했다.
영국 스원던의 드로브초등학교는 아프리카 대부분 지역과 남미, 중앙아시아, 중동 등 전 세계 난민이 밀집한 학교로 48개 언어를 사용하는 다양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교육이 전개된다. 하지만 국가 표준보다 높은 학업성취도를 달성하고 있다.
주입식 언어교육보다 실생활에 접목된 체험적 언어교육을 통해 영어를 보다 친밀하고 빠르게 이해할 수 있도록 수업을 전개하고 영어 특화반을 별도로 운영, 학생들의 적응을 돕고 있다. 또 의사와 간호사를 학교에 상주시켜 학생 뿐만 아니라 병원에 가지 못하는 학부모까지 의료서비스를 제공, 초등학교 이상의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드로브초등학교는 학생과 관련된 모든 교육환경이 학교교육에 영향을 미친다는 전제로 학생의 환경을 모두 학교교육에 적합하도록 한 것이다.
▲ 핀란드 탐페레 응용과학대학서 산업현장교육 점검. |
OECD에서 발표한 2009년 PISA(국제학업성취도평가)를 토대로 우리나라 상위 5% 학생의 교육대책에 대해 논의했다. PISA는 3년 주기로 평가하는데 각국이 이 결과를 비교하면서 경쟁적으로 교육제도를 개선해 나가고 있다.
2009년 자료를 근거로 우리나라는 읽기 1등, 수학 3~6등 수준이고 상위 5% 그룹이 차지하는 비율은 다소 낮은 수준이다. 전체 평균점수는 높지만 상위 5% 그룹의 읽기는 21위, 수학은 5위, 과학은 13위로 상위그룹의 점수는 떨어지는 반면 하위그룹의 비중은 작은 편으로 분석되고 있다.
김 교육감은 “짧지 않은 기간의 유럽 방문을 통해 얻은 결실들을 세계로 뻗어나갈 대전교육에 적극 적용할 계획”이라며 “스위스 직업교육에서 실시하는 도제수업과 같은 산업현장 중심 기술 습득, 특성화고 교육과정 운영에 대한 후속연구를 통해 특성화고의 현장실습 체제를 좀 더 바람직하게 변화시키고 특성화고 글로벌 역량강화 사업의 하나로 해외인턴십을 추진하기 위한 예산을 2012학년도 본예산에 편성,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영재교육도 인지적인 영역에만 몰입되는 것에서 벗어나 다양한 체험활동을 통한 리더십 함양과 지도자교육을 강화할 것”이라며 “필요성이 증대되는 다문화교육도 총체적인 학생의 이해와 학부모의 동참 속에 이뤄질 수 있도록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 추진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우리나라 학생들이 진로선택을 국내로만 국한하지 않고 해외기업이나 국제기구 등으로 눈을 돌릴 수 있도록 이번 방문 결과를 적극 활용, 대전교육이 세계로 뻗어 나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영록 기자 idolnamba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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