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박모(38·동구 가오동)씨는 최근 시장 보는 일이 겁이 난다고 말한다. 농산물 가격 등 소비자 물가가 연일 고공행진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씨는 “대출금 이자 부담에 식재료 등 서민물가가 치솟고 있어 가계 지출비용 감당이 안되고 있다”면서 “앞으로 공공요금까지 오르면 생활이 더 어려워질 것 같다”고 푸념했다.
서민과 함께 기업들의 사정도 어렵긴 마찬가지다. 지역 경제가 장기적인 불황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불안감이 기업들 사이에서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전의 중소기업 대표 A씨는 “최근 물가 인상과 금융시장 불안 등으로 중소기업도 위기감과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면서 “글로벌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기업들은 향후 경기전망을 어둡게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국내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고조되면서 서민과 기업들의 시름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19일 지역 경제단체 및 중소기업 등에 따르면 미국 더블딥(이중 침체) 위기, 유럽 재정위기 등 대외적인 불안요인 등으로, 해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경우 금융시장과 실물경제의 악영향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특히 세계경제의 불확실성 심화와 내수 경기 침체, 물가상승, 가계부채 등 국내의 3대 불안요인이 높아지면서 기업 체감경기가 더욱 위축되고 있다.
지난달 대전지역 소비자 물가지수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6.0%가 오르며 전국 최고치를 기록했고, 대전ㆍ충남지역 예금은행들의 가계대출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는 상태다.
지역 기업들 역시 경영난을 겪으며, 향후 기업경기를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달 중소기업중앙회가 지역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8.5%가 자금사정이 어렵다고 답했고, 충남북부상공회의소가 지역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4분기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95로 나타나,
기업들은 불경기를 예측했다. 때문에 서민과 기업들은 세계경제와 국내 금융시장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노심초사'하고 있는 분위기다.
한남대 경영학과 강신성 교수는 “미국과 유럽의 금융위기 등으로 해외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경우 향후 또 다른 금융위기가 올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기업들은 품질의 고급화를 유지하고, 정부는 해외의존도를 낮추며 내수 경기 활성화에 주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전상공회의소 관계자는 “글로벌 경제불안 요인이 지역 경기에 영향을 미치면서 기업 생산성과 실물지표가 다소 주춤하고 있다”며 “물가안정을 위한 정부의 대응책 마련과 함께, 수출부양 및 내수활성화를 위한 기업지원 활동에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박전규 기자 jk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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