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교육청은 유성구 성북동의 옛 방성초 부지(현 서부교육지원청 야영체험학습장)에 2013년 3월 개교를 목표로 행정절차를 밟고 있지만 예정지 인근 주민들은 부작용을 우려하며 거센 반대를 멈추지 않고 있다.
19일 지역 교육계에 따르면 대전지역의 공립 대안학교 설립 필요성은 꾸준하게 제기돼 왔다.
대전지역 학생들의 학업중단율이 타 시·도에 비해 높고,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학업중단 학생이 비행 청소년 비율보다 학습부적응 사유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시교육청이 공립 대안학교 설립의 당위성, 필요성을 제시하는 이유다.
또 전국에는 중학교 9개교, 고등학교 23개교의 공립 대안학교가 설립돼 있지만 대전지역에는 아직 없는 형편이다.
이에 따라 시교육청은 대안학교 설립을 위한 다각적인 검토를 진행해 왔다.
김신호 교육감의 역점사업이기도 한 만큼 지난 3월 이전 개교한 옛 유성중 부지를 검토했고, 현재는 옛 방성초 부지가 낙점돼 대전시로부터 대전권 개발제한구역 관리계획 변경안이 통과됐고, 중앙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받고 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대안학교가 문제 학생들만 진학한다는 개념보다 일반 학교에서 적응하지 못한 학생들을 대안학교가 흡수하는 개념으로 이해해야 한다”며 “예정지 인근 주민들의 이해를 위해 지속적으로 설득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주민들의 반응은 여전히 싸늘하다. 시교육청의 대안학교 설립 추진 방침이 알려지면서 잇따라 반대 집회를 개최하는 등 대안학교 설립에 따른 학교 주변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것이다.
또 방성초가 설립 당시 인근 주민들이 학교 부지를 기부채납해 설립된 만큼 주민들의 요구대로 현재의 야영체험학습장으로 활용하던지, 다시 주민들의 자녀를 위한 초등학교로 활용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성북동의 한 주민은 “대안학교가 설립되면 평온했던 동네가 어수선해지는 것은 물론 각종 부작용이 우려된다”며 “당초 옛 방성초의 설립 취지대로 지역민을 위한 시설로 유지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시교육청과 주민간 이해가 엇갈리는 상황에서 중앙도시계획위원회 심의가 통과되면 문제는 확산될 수 있다.
시교육청은 대안학교 설립에 대한 법적 효력을 얻어 주민들의 반대에도 추진을 강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주민들의 반대는 더욱 거세질게 불 보듯 뻔한 실정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대안학교 설립에 대한 필요성은 공감하면서도 그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해 반대하는 여론이 높지만 계속해서 지역민을 대상으로 설득과 협의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영록 기자 idolnamba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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