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미선 편집팀장 |
첨단과학의 발전으로 두려울 것 없는 현대인들에게 가장 무서운 존재는 바이러스다. 미국 대형서점 아마존닷컴 베스트셀러를 차지했던 소설 '하루하루가 세상의 종말'에는 가상의 전염병이 불러온 대재앙 속에서 살아남은 지구인들의 모습을 리얼하게 묘사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들어 영화나 소설속에서나 존재할 것 같은 바이러스 공포가 현실화 되고 있다. 인간 면역결핍 바이러스인 에이즈부터, 지난해 한반도를 공포로 몰아넣었던 조류 인플루엔자, 신종 플루, 구제역에 이르기까지 바이러스는 끊임없이 진화하면서 인류를 두려움에 떨게하고 있다.
얼마전 'Black in the White House'라는 메일에 대한 괴소문이 돈 적 있다. '클릭하면 고칠 수 없는 강력한 바이러스에 감염된다', '메일을 열면 컴퓨터의 모든 데이터가 중국으로 유출된다'등 이른바 '혹스(Hoax) 바이러스'다. 혹스는 '속이다, 골탕먹이다'라는 뜻으로 모두 가짜임이 밝혀졌다. 존재하지도 않은 것에 가슴을 쓸어내릴 만큼 우리는 바이러스에 무대책인 것일까.
불신이 팽배한 사회, 묻지마 범죄가 판치는 세상, 벼룩의 간을 빼먹는 정치 바이러스가 득실거리는 요즘, 강력한 백신이 필요한 순간이다.
9월, 신문과 방송은 물론 대한민국 전역이 '안철수'라는 이슈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대중들은 그의 등장에 긴장하고, 환호했다. 의학도의 길을 걷다가 취미로 대한민국 최초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을 만든 사람. 회사가 적자로 허덕일 때 미국의 거대 백신업체 맥아피의 1000만 달러 인수제의를 거절한 인물.
문득 궁금해 진다. '그런데 안철수는 백신일까 바이러스 일까?'
처음부터 정치인의 길을 걸어온 사람들과는 다른 이력에 걱정 반, 실망스러운 정치판을 바꿀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 반이다. 어쩌면 대중들은 지금 우리사회에 팽배한 절망 바이러스를 무찔러 줄 백신같은 영웅을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안철수의 변화의 DNA로 세상을 바꿀 수 있을지. 힘없고 빽없는 서민들의 빈곤의 전염병과 썩어빠진 정치 바이러스를 제거할 강력한 백신이 될 수 있을지…. 매우 흥미진진하다.
고미선·편집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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