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인석 수필가 |
발단의 원인은 '충남도 정무부지사 자격기준에 관한 일부조례 개정안' 때문이었다. '정무부지사 임용요건 중 나이제한규정을 없애려는 것'이 집행부(도지사)측의 내심이었다. 도의회 선진 당 측 의원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김종민 정무부지사의 사퇴 설이 흘러나오면서 제출된 조례안이었기에 시기적으로 더욱 민감했고, 도지사에 대한 불신시각도 컸다.
선진당 측 도의원들은 “안 지사가 특정인을 데려오기 위한 모종의 코드인사 방책”이라며 조례안 처리를 거부했고, 안 지사편인 민주당 의원들은 “다수당인 선진 당의 도정발목잡기 행패”라며 비난을 퍼부었다. 다행히 여론을 감지한 안희정 지사가 재빠르게 조직내부에서 권희태 자치행정국장을 발탁해 후임 정무부지사로 임명함으로써 충남도의회 내에서 불거졌던 여야갈등 잡음은 일단 수그러들었지만 아직도 도정분위기는 냉랭하다.
민주당출신 안희정 지사는 지난해 충남도지사 취임즉시 같은 당 출신인 김종민씨를 정무부지사로 앉혔다. 시작부터 '코드인사 바람'을 예고하면서 '충남도정에 민주당 조직 강화정서'가 감지되기 시작했다. 도지사가 4대강 정비사업 반대 조직이나, 도민정상회의란 미명의 단체들을 조직운영하면서 의회와의 관계는 물론, 전체 도민정서에 어긋난다는 여론도 비등했다. 또 최근엔 '안지사가 충남도민을 위한 도정보다는, 본인의 정치적 위상강화에 더 신경 쓴다'는 언론보도까지 나돌았다.
여론은 적중했다. 김종민씨가 내년총선 출마준비를 위해 최근 정무부지사직을 떠났다. “충남도 정무부지사 자리는 민주당인사들의 경력 쌓기 훈련장이냐”는 부정적 여론을 보탰다. 후임 부지사자리에 민주당인사 여러 명이 거론되고 있다는 '코드인사' 소문은 또다시 도청내외에서 부정적 여론을 만들었다. 충남도정이 마치 민주당에 전속되는 것 같아 언짢게 생각하는 도민들의 불평도 쏟아졌다. 안 지사가 정무부지사를 조직내부에서 발탁한 이유다. 안 지사 자신의 정치적 미래를 위해서도, 도정안정을 위해서도 지혜로 평가된다. 나아가 의회와의 동반자적 관계도 그렇고, 바른 도정 신뢰도를 쌓는데도 역시 잘했다.
안 지사는 이제 민주당 당직자도 아니고, 반대독선만 일삼는 재야세력의 주도자 신분도 아니다. 도민들의 소망과 정서를 소중하게 여겨야 하는 충남도정의 책임자 신분이자, 정치적으로는 충남미래의 희망이다.
우선 '바른 도정 펴기에 열심 한다'는 여론부터 쌓아야 한다. 문제된 자치조례안이 소문대로 모종의 '코드인사'를 위한 지렛대로 이용하려 했었다면 크게 오산이다. 더구나 도민들을 특정정당의 조직보강에 이용하려는 조례제정은 생각도 말아야 한다. 모든 조례규정은 안정민생과 바른 도정으로 직결돼야 한다. 사전에 충분한 여론수렴은 물론, 토론과정은 필수다. 더구나 집행부(도지사)가 요구하는 조례안 행간에 무슨 의도가 숨겨져 있는지를 검토하고 토론하는 것은 도의원들의 당연한 사명이다. 집행부의 인사권에 매달린 전문위원들의 검토보고만 믿는 무능한 도의원은 이제 없다. 도지사는 반대정당 의원들의 의견도 들어야 한다. 집행부의 우월성만 휘둘러서는 원만한 지방자치가 어렵다.
서로 대등하면서도 견제하고, 비판하고, 토론하는 과정을 통해서 도정은 발전하는 것이다. 조례제정 잘못으로 빚어지는 피해 당사자는 말할 것도 없이 충남도민들이다. 최근 서울시 교육감 비리사건을 통해 '진실로 위장된 부정한 무리'들의 위선 때문에 서울시민전체가 피해당하는 것을 우리는 확인했다. 극성스럽게 '민주'를 떠드는 사람들 중심에는 어김없이 좌파선동자가 끼어있음도 또 한 번 체험했다.
앞으로 다가오는 선거 때 충청도민들이 정신차려야할 가장 큰 이유다. 충남도정의 주인은 충남도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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