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사상 초유의 정전사태가 발생하면서 피해를 본 시민들은 분통을 터뜨렸다. 자영업자와 유통업계에선 영업에 큰 타격을 입었으며 여가를 즐기던 시민들도 갑자기 발생한 정전에 불쾌감을 드러냈다.
일각에서는 이날 정전사태의 원인을 명백히 규명한 뒤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격앙된 반응도 보였다.
대덕구 오정동에서 커피전문점을 경영하는 김모(30·여)씨는 “오후 4시께부터 전기가 끊어져 얼음이 녹고 유제품이 일부 상했다”며 “가게에 온 손님들을 되돌려 보내는 등 영업에 막대한 타격을 입었다”고 하소연했다. 김씨는 이어 “이번 사태로 피해를 입은 동료 상인들과 함께 집단소송 등 강력한 법적 대응도 고려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전의 모 백화점에서도 이날 4시 30분부터 1시간 30분 가량 전기가 끊어지면서 쇼핑객과 백화점 관계자의 불만이 터져나왔다.
모 백화점 관계자는 “추석 시즌 상품권 유통이 많아지면서 지금이 백화점 영업의 적기”라며 “이날 고객들이 많은 시점에서 전력이 끊겨 매출에 상당한 피해를 봤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대전지역 한 SNS 사용자는 “둔산동 모 극장에서 3년만에 영화를 보고 있는 데 전력이 끊어져 중간에 나왔다”며 아쉬워 했다.
시내 곳곳에서 신호등이 점멸되면서 운전자의 불만도 극에 달했다.
회사원 정모(45)씨는 “영업차 대덕산업단지 인근에서 자동차를 운전하고 있는 데 교차로마다 신호등이 꺼져 있었다”며 “점멸 시간이 길어지면서 이곳저곳에서 차들이 뒤엉켜 자칫 사고가 날 뻔 했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대전 일부 관공서에서도 전력 공급이 끊어지면서 공무원도 불만을 쏟아냈다. 모 기관의 한 공무원은 “오후 4시 30분께부터 청사의 전기가 나가 비상 자체 전력을 가동했다”며 “컴퓨터가 다운돼 결재 등 업무에 큰 지장을 받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정부 측에 이날 정전 사태의 책임 소재를 분명히 가려야 한다는 의견도 감지되고 있다.
한 시민은 “무더위로 인해 정부가 전력수요를 조절한다고는 했지만 그렇다고 해도 전국적으로 동시다발 적으로 정전사태가 발생한 것이 말이 되느냐?”라며 따진 뒤 “이번 사태의 원인을 명확하게 규명하고 책임자를 문책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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