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씨는 “금리가 높은 특판상품도 괜찮다고 보지만, 꼼꼼히 따져보니 꼭 그런 것 같지 않아 어떻게 할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보수적인 금융소비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최근 금융(주식)시장에 대한 불안감이 커져 안전자산인 예·적금 수요가 늘었지만, 정부와 금융권의 가계대출 규제 후 예·적금 금리가 낮아져 매력이 없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일부 시중은행들이 고금리의 특판상품을 출시하며 유혹하고 있지만, 편법이 숨어 있거나 조건이 까다로워 고심하는 분위기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6월부터 대내·외적인 위험요인이 곳곳에서 발생해 금융시장에 대한 불안심리가 커지면서 안전자산인 예·적금 가입 고객이 늘고 있다.
한국은행 대전·충남본부의 7월 지역 여·수신동향 자료 분석 결과, 예금은행의 정기예금은 5933억원으로, 전월(-4832억원)과 비교해 많이 증가했다.
정기적금 역시 97억원으로, 한 달전(69억원)보다 늘었다.
전국적으로도, 은행권 예금과 적금은 7월 11조2654억원 늘었고, 8월에도 8조1541억원 증가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가가 낮아지고, 주식시장 불안이 계속되면서 보수적인 투자자들이 예·적금으로 쏠렸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달 중순부터 일부 시중은행들이 대출 중단 선언 등 가계 대출을 강력하게 제한하면서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은행들이 예금금리를 낮추면서 예·적금의 매력이 떨어진 것이다.
실제, 하나와 우리, 신한, 국민을 비롯한 9개 시중은행의 12개월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4.0% 초반으로, 5%대는 찾을 수 없을 정도다.
고금리를 내건 특판예금 상품으로 눈이 쏠리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하지만, 곳곳에 함정이 있는 특판예금도 있어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우리은행이 '매직7 적금'은 최대 연 7% 금리를 자랑하지만, 기존 신용카드 이용액 외에 추가로 연평균 500만원 이상 써야 연 7.0%를 받을 수 있다.
IBK기업은행의 '서민섬김통장'의 경우 3000만원 이하면 금액과 상관없이 예금 최고 연 5.0%, 적금 최고 연 5.10% 금리를 받지만, 3년 만기 기준이다.
농협의 '채움 같이의 가치 예·적금'은 타인과 같이 가입하거나, 본인이 예금과 적금을 같은 날에 가입해야 우대 금리를 받는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리 혼동과 주식 불안 등 금융시장이 전반적으로 변수가 많은 상황”이라며 “이럴 때일수록 욕심을 부리지 말고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희진 기자 heej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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