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호령한 여성골프 메카 “다시한번 굿샷”

  • 스포츠
  • 엘리트체육

세계를 호령한 여성골프 메카 “다시한번 굿샷”

유성컨트리클럽을 중심으로 세계적 선수 배출 학교체육 활성화 등 육성시스템 마련 최대과제

  • 승인 2011-09-15 14:00
  • 신문게재 2011-09-16 9면
  • 강순욱 기자강순욱 기자
[엘리트체육-가맹경기단체를 찾아서] 대전골프협회

한국 골프를 논할 때 빠질 수 없는 없는 인물로 박세리와 장정을 꼽을 수 있다.

골프를 통해 우리나라를 전 세계에 알린 이들은 한국이 낳은 골프스타임에 틀림이 없다. 그런데 이들이 가진 또 하나의 공통점은 대전출신이라는 점이다.

이들이 세계적인 골프스타로 이름을 떨치면서 대전 골프의 위상은 급격히 올라갔고, 이후 대전에서 이들의 뒤를 잇는 걸출한 여성 골퍼들이 속속 배출되면서 대전은 '여성 골프의 메카'로서 입지를 갖게 됐다.

2000년대 초반 남자선수들이 전국체전에서 활약을 했지만 이후 전국체전과 국내외 각종대회에서의 활약상을 놓고 볼 때 여자선수들의 활약은 단연 돋보였다. 실제로 그동안 전국체전을 비롯한 전국대회에서 대전여자골프는 상위권의 전력을 유지해왔다. 전국체전 여자단체전의 경우 2005, 2006, 2009년 우승과 함께 상위권의 성적이 이어지고 있다.

그 결과 이제는 박세리와 장정의 뒤를 이어 김혜윤과 안선주, 강다나, 김소영 등이 국내·외 무대에 진출해 대전골프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이처럼 여자골프가 저력을 이어온 데는 개개인의 노력도 중요했지만,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이들의 성장을 지원한 숨은 노력도 큰 역할을 했다.

대전지역 내 유일한 18홀 골프장인 유성컨트리클럽은 대전 출신 골퍼들이 훈련할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인데 이곳은 전국체전에 출전하는 대전 대표선수들은 물론 강다나와 김소영, 김혜윤 등 대전 출신의 KLPGA 선수들의 훈련장으로 활용돼 왔다.

대전골프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유성컨트리클럽의 강형모 회장은 대전 골프의 성장을 위해 그동안 영업 목적의 골프장을 아낌없이 훈련장으로 지원해왔다.

박세리와 장정 역시 아마추어 주니어 선수시절부터 이곳에서 훈련을 했다. 이곳에서 스타들이 배출되자 혹자들은 옥녀봉 아래에서 훈련한 선수들이 옥녀봉에 깃든 여성의 기를 받은 것이 아니냐는 풍수지리적 분석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최근 대전골프는 위기를 맞고 있다. 선수 저변이 점점 줄어들면서 점점 명성을 이어가기 어려운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대전골프협회에는 현재 초·중·고·일반부에 80여 명의 남녀 선수들이 등록돼 있는데, 이들 중 여자 선수는 20여명 선.

이들은 제2의 박세리, 제2의 장정이 되겠다는 각오로 연일 구슬땀을 흘리고 있지만 얇은 선수층은 해마다 이어져온 상위권의 전력을 위태롭게 하고 있다. 심지어 최근에는 타 지역이 골프육성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면서 여자골프의 메카 자리마저 빼앗길 위기에 놓였다.

실제로 강원도 원주시 육민관고등학교는 원주시와 강원랜드의 지원으로 기량이 좋은 선수들을 영입, 전국대회를 휩쓸며 골프명문으로 부상하고 있으며, 전남 함평골프고 역시 지역사회의 지원과 전략적인 선수육성으로 명문의 입지를 굳혀가고 있다.

훈련여건에서부터 경제적인 지원까지 경쟁력이 약해지다 보니 좋은 선수들은 타 지역으로 빠져나가고 있고,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학부모들마저 비용이 많이 드는 골프선수 육성을 꺼리면서 선수육성은 갈수록 어려운 일이 되고 있다.

대전골프협회 관계자는 “대전 골프가 메카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민·관·협회가 뜻을 모아 선수저변을 확대하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하다”며 “학교체육의 활성화를 통해 저변을 확대하고 유소년 선수들에 대한 지원책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대전골프의 미래는 어두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강순욱 기자 ksw@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3.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4.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5. 유등노인복지관, 후원자.자원봉사자의 날
  1. [화제의 인물]직원들 환갑잔치 해주는 대전아너소사이어티 117호 고윤석 (주)파인네스트 대표
  2. 생명종합사회복지관, 마을축제 '세대공감 뉴-트로 축제' 개최
  3. 월평종합사회복지관과 '사랑의 오누이 & 사랑 나누기' 결연활동한 동방고 국무총리 표창
  4. 대전장애인단체총연합회, 한남대 공동학술 세미나
  5.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