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추석명절 연휴가 끝났지만 피로가 겹친 시민들이 명절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올들어 귀성행렬이 부쩍 늘어 귀성길 피로가 쌓였을 뿐 아니라 긴 연휴 탓에 오히려 휴일증후군이 나타나는 등 일상생활로의 귀환이 쉽지 않은 모양이다.
14일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지난 10~12일 추석 연휴기간동안 1701만명이 이동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이맘때 대비 2.2% 감소한 수치지만 귀경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아 귀경길 정체가 이어지면서 귀경객들의 피로감만 높였다.
정체가 극심했던 12일 오후 시간대에는 부산~서울이 9시간 30분, 서울~광주가 6시간 50분이 소요되는 등 예상보다 20분씩 늘었기 때문이다.
주부들 역시 고통을 호소하긴 마찬가지다. 주부 이조향(40·대전 서구 둔산동)씨는 시골 시댁에서 추석연휴 내내 가족들 뒷바라지를 하느라 주부습진에 걸려 고생하고 있다.
이씨는 세제나 파·마늘·고춧가루, 물 접촉 등으로 손이 건조해지면서 각질이 생기더니 연휴가 끝나자 가려움증을 호소하기도 했다.
명절 후유증은 회사 내에서도 나타났다.
대전 A 업체 업무지원팀 사무실에서는 오전 8시30분 아침회의 정시 출근인원이 60%대로 떨어졌다. 추석연휴로 인한 피로를 호소하거나 병원을 다녀와야 한다는 직원의 전화가 회사로 걸려오는 등 정상적인 회의가 진행되지 않았다.
게다가 3일 근무 뒤 또다시 주말을 맞기 때문에 출근한 직원들 역시 업무가 제대로 손에 잡히지 않는 분위기다.
14일 낮 최고기온이 또다시 30℃에 육박하면서 명절후유증에 시달리는 시민들의 불쾌지수까지 높였다.
대전지역 A 한의원장은 “오랜만에 가족과 친지를 만나 무리한 과음을 했기 때문에 여러모로 몸이 지쳤다”면서 “충분한 휴식과 더불어 건강상태를 확인해보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이경태 기자 biggerthan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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