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구의회 호화 해외연수 '강행'

찬성성향 심사위원 새로 위촉… 회의 없이 서명받아 가결처리

<속보>=호화 관광성 해외여행을 추진하고 있어 비판을 받고 있는 유성구의회가 공무국외여행 심사위원회의 편법운영을 통해 의원 3명의 9박10일 서유럽 연수를 밀어붙이고 있어 따가운 눈총을 사고 있다.

의원들의 해외연수를 심사한 '공무 국외여행 심사위원회'가 '의결'을 거부하고 일부 위원은 위원직을 사퇴까지 했지만, 구의회는 찬성 성향의 민간 위원을 새로 위촉해 '3분의 2 찬성'으로 절차를 꿰맞춘 상태다. 해당 의원들은 추석연휴 탓에 해외연수 예약 등을 취소할 수 없었다는 이유로 계획대로 해외연수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유성구의회 의원 3명의 해외연수의 적격 여부를 심사하는 '유성구의회 공무 국외여행 심사위원회'는 지난 6일 1차 회의 이후 모임을 더 갖지 않고 있다.

'프랑스, 스위스, 이탈리아, 영국'을 방문해 '루브르박물관, 베르사유궁전, 개선문, 융프라우, 두오모대성당, 베네치아, 영국 국회의사당'을 관람하는 관광 일색의 일정은 공무 국외연수에 부적합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때문에 심사위원 중 교수 등 민간위원 3명은 모두 반대의사를 분명히 밝히고 다음 일정도 잡지 않은 채 위원회를 끝마쳤다.

심사위원에 참가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유성구의회 의원들의 이번 해외연수는 적합하지 않다는 공통된 의견이 있었고 '부결'시킨다는 생각으로 다음 일정도 잡지 않고 심의위원회 회의를 끝마친 것”이라며 “출국 1주일 앞두고 심의위원회를 열어 심의할 것도 없이 통과시켜달라는 듯한 형식적인 절차에 동의할 수 없었다 ”고 설명했다.

결국, 공무 국외여행 심사위원회에서 국외공무연수 건이 가결되지 않자 유성구의회는 서류심사로 대체해 위원들을 찾아다니며 '찬성'서명을 요청했다.

이 과정에서 민간 위원 1명이 위원직 사퇴를 선언했고 구의회는 곧바로 다른 민간위원을 위촉해 그에게서 '찬성 서명'을 받아 유성구의회 공무 해외연수는 '가결'처리했다.

문제는 해외연수에 참가할 의원이 심사위원회의 위원장을 맡아 6일 1차 회의에 참석했다는 점이다.

또 항공권 예매와 방문지 예약을 마친 상태서 심사위원회는 뒤늦게 개최해 공무 해외연수 심사를 형식적 절차로 전락시켰다.

해외연수에 참가 예정인 한 의원은 “호화 해외연수 지적에 따라 방문국을 줄이고 일정도 일부 수정했다”며 “지금은 비행기표와 숙박 예약이 끝나 환불도 되지 않는 상태여서 해외연수는 진행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