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일 오전 중구 선화동의 한 아파트에서 대전지검 검사가 숨진채 발견된 가운데 아파트 주차장에 취재진과 주민들이 모여 대화를 나누고 있다.
손인중 기자 dlswnd98@ |
사법고시 출신의 엘리트로 장래가 촉망되던 현직 검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유는 무엇일까.
7일 대전지검 허모(35) 검사가 자살한 가운데 자살 동기가 과연 무엇인가에 대해 법조계 안팎에서 뜨거운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전에서 현직 검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은 사상 초유의 일이기 때문이다.
일단 대전지검과 경찰에 따르면 허 검사의 자살 동기는 업무 스트레스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전지검 고위 관계자는 “유족하고 접촉했는데 아직까지 뚜렷한 동기를 찾지 못하고 있다”며 “(하지만) 매우 업무에 대한 책임감이 강했고, 과묵한 성격으로 이로 인해 업무에 대한 꼼꼼함이 스트레스가 될 수도 있었을 것으로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로서도 상당히 당혹스럽고 충격적이라 지금 여러 가지 대처방안을 숙의 중이다”라고 덧붙였다.
허 검사의 인터넷 개인 홈페이지에도 업무 스트레스가 과중했다는 점을 추리해 볼 수 있는 내용을 찾을 수 있다. 허 검사는 지난 2월 “올린 결재를 모두 반려받고 잔뜩 지적을 받고 돌아왔다”며 자조 섞인 글이 올라와 있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스트레스 속에 허 검사의 평소 내성적인 성격이 극단적인 선택으로 이어진 것이 아니냐는 해석을 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검찰 직장 동료의 말에 따르면 허 검사는 책임감이 강하고 업무에 꼼꼼함을 보이면서도 평소 말 수가 적었다”고 말했다.
허 검사의 관사 경비원도 “2월부터 아파트에서 살았는데 그 사람이 검사인지는 몰랐다”며 “하지만, 말수가 적었고 조용했다”고 전했다.
대전지검은 앞으로 허 검사 자살 동기 등 이 사건에 대한 자세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다.
한편, 허 검사는 영남출신으로 서울대를 졸업한 뒤 2008년 사법고시(50회)에 합격했다.
이듬해 사법연수원(40기)을 거쳐 올 2월 대전지검에 초임으로 배치돼 주로 형사사건을 담당해 왔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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