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된 대로 2008년 이후 국회를 돌아보면 과학기술이 정치적인 이슈에 가려져 표류를 거듭했다고 특정할 수 있다. 18대 국회 개원 이후 나붙은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의 불량 상임위 꼬리표도 우연만은 아니다. 매번 첨예한 교육 문제 등 여야 충돌에 함몰돼 순조롭지 못했다. 이는 교육 및 과학 관련 질의 수를 비교해도 명백히 드러난다.
올해 역시 낮은 관심도에 비해 연구기관과 대학 통폐합, 연구원 정년 등 현안이 적지 않다. 대덕특구 정부출연연구기관 등 과기계는 과학외적인 요소에 의해 논의가 부실해질 것을 염려하는 분위기다. 과학기술은 출연연 관계자도 표현한 '곁다리'가 아니다. 교육과학기술부 출범 후 많이 나온 말이다. 누가 뭐래도 과학은 교육과 더불어 국가미래의 성장동력이 담긴 핵심 사안이다. 국회 차원의 배려가 절실하다.
이번 정기국회와 국정감사에서도 과학기술에 대한 관심도가 희박해질 개연성이 커지고 있다. 장황한 업무보고로 끝내기엔 과학계의 쟁점이 너무 많다. 어떻게 창조적 과학인재를 양성하느냐, 기초과학에 장기적 투자를 하느냐가 심도 있게 다뤄질지 의문이다.
전문성을 갖춘 국정감사, 뼈대 있는 대정부질문이 우리 정치의 수준이고 과기계 발전의 척도가 될 것이다. 한쪽 면만 바라봐서도 안 된다. 가령 연구비 중복투자 문제만 거론하지 말고 열악한 연구환경 극복도 논의 대상이어야 한다. 국민적 관심을 이유로 교육 분야에만 치중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사실 지금은 과학기술에 대한 현안이 안중에 들어오기 힘든 형국이다. 서울시장 보궐선거까지 겹쳐 정국 주도권 다툼도 전망된다. 그렇더라도 출연연 조직 개편, 국가 R&D 컨트롤타워인 국가과학기술위원회 문제 등 산적한 현안을 외면해선 안 된다. 과학기술과 정책 전반에 대한 균형 있고 진지한 논의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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