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웬 티 타인 떰]혼자가 아닌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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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웬 티 타인 떰]혼자가 아닌 나

[교육단상]응웬 티 타인 떰 충남외국어고 원어민교사

  • 승인 2011-09-06 14:10
  • 신문게재 2011-09-07 20면
  • 응웬 티 타인 떰 충남외국어고 원어민교사응웬 티 타인 떰 충남외국어고 원어민교사
▲ 응웬 티 타인 떰 충남외국어고 원어민교사
▲ 응웬 티 타인 떰 충남외국어고 원어민교사
나는 충남외국어고의 베트남어 원어민교사다. 지난 4월 중순께 한국에 도착했을 때 처음으로 나를 맞아 준 것은 찬바람과 길가의 벚꽃이었다. 벚꽃의 아름다움에 흠뻑 빠져 “아, 그래… 이게 바로 한국이야”라고 혼잣말을 했다. 그때는 모든 한국 사람들이 4월이니까 따뜻해졌다고 말했지만 사실 베트남은 이미 여름이었기 때문에 한국의 4월은 많이 추웠다.

그리고 나서 여름이 왔는데 한국의 여름은 햇빛이 쨍하지도 덥지도 습하지도 않았다. 게다가 공기도 맑고 깨끗해서 지내기에 상당히 좋았다.

한국은 국토의 4분의 3이 산이라고 들었는데 정말로 그런 것 같다. 어디를 가도 산을 볼 수 있고 동료들과 놀러 갈 때도 대부분 산을 올랐다. 집도 길도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니 이건 정말 신기하고 재미있다. 그리고 한국은 다니는 것이 참으로 편리한데 빠르기도 하고 가격도 싸다.

특히 지하철은 아주 훌륭하다. 사실 처음에는 복잡한 지하철 안내판 때문에 주로 버스나 택시, KTX를 타고 다녔는데 이제는 길 잃을 염려 없이 지하철로 어디든 다닐 수 있게 되었다. 지하철에서는 영어, 중국어, 일본어 안내 멘트가 나오는데 베트남어는 물론 없다. 그 때 나는 “베트남어를 좀 더 많은 학생에게 가르치고 베트남어가 더 유명해져서 지하철에서 베트남어로 안내 방송이 나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하기도 했다.

내가 보기에 한국 사람들은 항상 바쁘게 열심히 사는 것 같다. 그래서 나는 한국 사람들을 정말로 존경하고 또 부러워한다. 한국 사람들의 가치관도 아주 좋다고 생각하는데 서로를 존중하며 예의 바르게 대한다. 어쩌다 나보다 나이가 많으신 분이 몸을 숙여 정중히 인사를 건넬 땐 정말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

베트남에 있을 때나 한국에 있을 때나 정말 다행이라고 느끼는 것은 마음씨 좋은 한국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는 것이다. 특히 충남외고의 동료 교사들과 학생들은 나를 아주 많이 아끼고 존중하며 친절하게 대해 준다. 그래서 비록 베트남 사람은 나 혼자지만 한 번도 외롭거나 쓸쓸하다고 느낀 적이 없다. 이분들은 한국에 있는 나의 두 번째 가족인 셈이다. 저는 이렇게 좋은 환경에서 일하고 있는 것이 너무나 행복하다.

충남외고는 외국어분야 특목고이기 때문에 나 말고 다른 원어민 교사들도 많이 있다. 나는 한국인 동료뿐만 아니라 중국어, 일본어 원어민 선생님들과도 아주 친하게 지낸다.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모이면 모든 교사들이 한국인, 일본인, 중국인 할 것 없이 모두 한국어로 대화를 나눈다. 더욱 재미있는 것은 가끔씩은 모든 언어를 다 사용하여 영어로, 중국어로, 일본어로, 베트남어로 서로가 서로에게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신기한 것은 서로가 다 다른 언어를 사용하지만 또 항상 서로를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대화 속에서 늘 웃음꽃이 피어난다. 충남외고에서 나는 '같이의 가치'라는 말의 의미를 더욱 깊이 이해하게 되었다.

교사라는 직업이 정말 좋다. 학생들에게 나의 모국어인 베트남어와 베트남 문화, 베트남 사람에 대해 가르치는 것이 매우 기쁘다. 학교의 체육대회와 축제도 굉장히 인상적이다. 축제 때는 다른 원어민 선생님들과 함께 학생들의 교복을 빌려 입고 한국노래를 부르고 원어연극에서는 아오자이를 입고 함께 참여했다. 이런 모든 일들은 절대로 잊을 수 없는 소중한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한국에서의 삶은 정말로 만족스럽다. 아름답고 편리한 한국에서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사랑하는 학생들과 좋은 친구들을 만나 너무나 행복하게 지내고 있다. 앞으로도 이곳에서 더욱 더 오래오래 생활하고 일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고 또 그렇게 되기를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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