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4년 개교한 목원대는 올해 57주년을 맞았다.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간직한 목원대는 최근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거세다. 중심에는 지난해 9월 1일 취임한 김원배(62·사진) 총장이 있다. 그가 변화와 개혁을 끈기 있게 추진해 나갈 수 있는 원동력은 학창시절 배고픔이 항상 친구였을 정도로 가난했기 때문에 몸으로 터득한 인종(忍從)의 지혜다.
김 총장은 대학 운영의 중심이 철저하게 '학생'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취임 후 진정한 '학생중심대학' 조성을 공식 선언하면서 나타난 변화다. 학생중심대학은 언어나 구호를 넘어 교육에서부터 취업까지 철저하게 학습 수요자인 '학생중심'에 맞춘다는 의미다.
그는 취임부터 장·단기 발전방향과 함께 건학이념과 경제원칙에 충실한 효율경영을 바탕으로 CEO(최고경영자) 총장이 되겠다고 거듭 밝혔다. 그로부터 만 1년이 지났다. 변화라기보다는 개혁에 가까운 거침없는 행보로 대학을 이끌어가고 있다. 지방사립대학으로서는 연간 60억~70억원에 달하는 국비를 받는 대학을 만들어 놨다. 목원대 57년의 역사보다 숨 가빴던 1년이었다. <편집자 주>
-총장으로 지낸 지난 1년간의 소감은.
목원대 57년 역사상 처음으로 비목회자이자 경영 전문가에게 총장이라는 거룩한 사명을 주신 것은 바로 목원대를 지역 최고의 명문사학으로 변화시키라는 준엄한 명령입니다.
또 31년간 몸담아 온 목원대의 변화를 책임지라는 소명입니다. 총장 취임 후 지역사회와 내부 구성원들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부지런히 뛰었고 지금은 구성원 모두 안정된 분위기 속에서 각자의 업무를 성실히 수행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지역사회의 평가도 달라졌고 구성원들의 느낌도 달라진 모습입니다.
-조직관리 측면에서 총장의 리더십을 평가한다면.
▲한쪽의 얘기를 들으면 그 얘기를 다른 쪽에 전하지 않고 마음속에 묻은 채 해결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어느 한 편에 치중하지 않은 리더십을 유지하려고 애썼습니다. 잘하는 사람에게는 편견 없이 칭찬하고, 잘 못하는 사람에게는 편견 없이 꾸짖는 행정을 했습니다.
-반값등록금 논란에 대한 총장의 견해는.
▲반값등록금에 대한 논란이 뜨거운데 대학입장에서는 어려운 문제입니다. 재원확보가 가장 큰 걸림돌입니다. 그렇다고 학생들의 경제적 어려움을 모른 체 지나칠 수 없는 노릇입니다. 목원대 뿐만 아니라 대학마다 특성이 있는 만큼 특성에 맞는 장학금 혜택을 늘려 학생들이 실질적인 등록금 인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취임때부터 '학생중심대학'을 강조했는데 의미는.
▲학생중심대학은 학생들을 변화시키겠다는 경영전략입니다. 품성도 실력도 함께 변화시키겠다는 것입니다. 먼저 웃기 운동, 인사하기 운동부터 했습니다. 먼저 보는 사람이 웃으며 인사하자는 운동입니다. 1년 정도 지나서 보니 학생들의 표정이 훨씬 밝아졌습니다. 아침 8시부터 0교시 토익강좌도 시작했습니다. 솔직히 잘 안 될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참여율이 높아 방학 중 토익강좌는 수강생이 배 이상 늘었습니다. 이런 기분 좋은 변화가 학생중심대학입니다.
-'입학에서 취업까지'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취업률 상승에 주력하고 있는데 주요 방안은.
▲청년실업 문제가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습니다. 전방위적인 학생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시점입니다. 입학에서 졸업까지 전 과정을 통합해 진로탐색과 진로설정, 취업역량 훈련 등 체계적이고 구체적인 취업교육을 운영하기 위해 인력개발원을 설치했습니다.
개인별 맞춤형 진로상담과 설계, 학과교수로 이뤄진 직업 멘토링 모의면접 등 전임교원의 참여를 확대해 나가고 있습니다. '취업전담교수제'는 현재 65세인 교수의 정년을 70세로 연장, 책임지고 학생을 취업시키자는 복안입니다. 1년에 몇 명씩 취업시킬 것인지 확약을 받을 예정입니다. 은퇴할 때의 급여는 다 주지 못하지만 연금이나 명예교수보다는 많은 액수를 책정해서 동기를 유발할 계획입니다.
-지난 3월에는 교양교육원을 설치했는데 목적은.
교육과정 개편과 편성, 운영의 통합을 위한 전담조직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소신을 관철하고, 학문의 융합과 통섭에 바탕을 둔 교육이념 구현, 학생들의 인문학적 소양과 실용교육 강화를 위해 교양교육원을 설치했습니다.
교양교육원에서는 교양강좌 현황파악과 더불어 개편 방안 마련, 교양교육 체계분석, 교양교육 수요자 만족조사, 르네상스 교양특강, 교양독서 많이 읽기 프로젝트 등 다양한 교양교육 제반업무를 하게 됩니다.
-목원대가 도안신도시의 중심권에 있어 이에 따른 개발사업, 지역민과 함께하는 새로운 대학으로 거듭나기 위한 방안은.
▲학교 앞 3만3000㎡ 부지를 LH로부터 매입했습니다. 정문을 중심으로 2만 3000㎡ 부지와 1만㎡ 부지로 나뉘어 있습니다. 이곳에는 지역주민들과 함께하기 위한 제반시설이 들어설 예정입니다. 2만3000㎡ 부지에는 멀티 스포렉스관을 건립할 계획입니다. 목
원대는 전통의 음악대학이 있는데 대형 콘서트홀이 없습니다. 이번에 약 2000명 정도 수용할 수 있는 콘서트홀과 작은 연주실은 물론 미술대학을 위한 전시실도 갖출 예정입니다.
또 체육시설이나 콘퍼런스 룸, 건물 꼭대기에는 스카이라운지도 만들 겁니다. 1만㎡ 부지에는 고품격 유치원을 만들 생각입니다. 원어민교사는 물론 유아교육학과와 연계해 외국어교육 위주의 전국적인 명성을 받을 수 있는 유치원이 될 것입니다. 아울러 부족한 기숙사 시설의 확충을 위해 1개동 정도 추가로 건립할 계획입니다.
-목원대의 정체성 회복을 위한 신학관 건립 추진 상황은.
▲현재 동문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모금액이 11억원을 넘어섰습니다. 도안동으로 캠퍼스를 이전한 뒤 아름답다는 얘기가 많았지만 무언가 아쉽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목원의 정신과도 같은 신학관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신학관은 목원대 설립자인 스톡스 박사의 사택과 남자기숙사, 채플 등과 함께 가장 먼저 목동캠퍼스에 세워졌던 건물 중 하나입니다.
목원의 역사를 지켜오면서 건학 정신인 감리교 목회자를 만들어 낸 산실 역할을 해왔던 곳입니다. 총장이 되면 신학관을 복원하겠다고 약속했었습니다. 신학관을 철거하면서 붉은 벽돌을 학교 공터 땅속에 보관해 왔습니다. 최근에는 채굴을 마무리했고 건조작업 중입니다. 신학관 복원에는 15억원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는데 모금운동에 박차를 가해 다음달 중순께 착공에 들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학교 구성원들과 지역민에게 당부하고픈 말은.
▲일찍 출근하고 늦게 퇴근하면서도 목원대의 즐거운 변화에 적극 동참해 주시는 교수와 직원, 학생 모두에게 감사드립니다. 총장으로서 한 가지 간절한 소망이 있습니다. 그건 대학 구성원 모두 '목원인'이라는 이름 아래 하나가 돼 달라는 겁니다.
비록 1년이란 짧은 시간이지만 많은 성과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대학 구성원 모두가 정말 애써주신 덕분입니다. 기독교 명문사학으로서의 전통을 이어갈 수 있었던 건 지역민들이 함께 해 주신 덕분입니다. 감사의 말씀 전합니다. 앞으로도 많은 사랑과 성원 부탁합니다.
●김원배 목원대 총장은=영남대 상경대학 경제학과를 나와 한국외대 대학원 무역학과에서 경제학 석사학위를 받았고 홍익대 대학원 무역학과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다국적 기업이 한국의 국제수지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 '무역계약과 서류작성', '신용장론, 국제금융의 이해', '국제통상의 이해' 등 20여편의 논문과 저서가 있다. 31년간 목원대에서 근무하는 동안 산업경영연구소장, 사회과학대학장, 교수협의회장, 대학원장, 기획처장, 부총장 등 주요 보직을 두루 역임했다. 학회활동으로는 국제무역학회장, 한국무역통상학회장, 한국국제상학회장 등을 지냈고 대전 및 충남·북 사립대교수협의회장, 영남대 대전·충청지역 동문회장, 한국어린이 보호재단 대전지부 명예지부장, 국제와이즈맨멘 한국서부지구총재, 대한민국 ROTC 대전·충남지구회장, 대전크리스찬리더스클럽회장 등을 맡았다.
대담=이승규 문화교육팀장, 정리=이영록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