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제봉 전 국제로타리 3680지구 총재 |
본래 우리나라 경로당의 모태는 누각이나 정자로 알려져 있다. 이 시설물들은 주로 산수가 수려하고 경치가 좋은 곳이나 한적하면서도 사람들이 모여들기 쉬운 곳에 지어졌는데, 근대사회에 이르러 그 기능이 점차 축소·퇴색 되면서 곧바로 뒤이어 생겨난 것이 노인 여가복지시설인 지금의 경로당이다.
경로당은 1960년을 전후로 국가, 지방자치단체, 독지가, 지역주민의 협력 등에 의해 자생적으로 설립되었다. 그러나 산업화 이후 농촌에서 자녀와 함께 도시로 이주해온 노인이나 경제적으로 그다지 여유가 없는 도시의 노인들이 도시화와 핵가족화에 의해 가정과 사회에서 지위와 역할이 하락·상실됨에 따라 결과적으로 '나홀로 족'이 늘어나게 돼 이들을 수용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게 된 것이 경로당 설치의 동기부여가 된 셈이다.
경로당의 법적근거는 노인복지법에서 규정한 노인여가복지시설로 지역노인들이 자율적으로 친목도모, 공동작업장 운영, 취미활동 및 각종 정보교환과 기타 여가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장소를 제공함을 목적으로 하는 시설임을 규정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약 4만개소의 경로당과 200만 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렇게 경로당이 방대해 짐에 따라 그만큼 문제점도 커졌다. 그러나 관련 부처의 대응과 관리전략은 실로 미흡하다. 그래서 이에 따른 경로당 운영의 개선방안에 대한 객관적 입장에서의 문제점과 대안을 제시해보고자 한다.
첫째, 경로당 지도자 선택의 문제다. 지금 경로당을 이끌고 있는 리더들을 살펴보면 대체적으로 연장자 우선순위에 따라 보수성향이 짙은 80대 고령자들이 상당부분 맡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신 사고력을 지닌 젊은 계층인 70대 안팎세대들의 추진동력을 과감히 등용해서 현실세대에 맞게 사고의 틀을 바꿔 놓을 필요성을 조심스럽게 제시해 본다.
둘째, 프로그램의 적극적 활용이다. 한정된 예산으로 각 지회나 유관 협력기관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 보유하고 모든 경로당에 순차적으로 제공하고 있으나 간혹 이해력 부족과 귀찮다는 이유로 이를 거부해버리는 사례가 더러 있다. 이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여기에서 지도자의 순발력이 필요하다. 한번 기회를 놓치면 다시 배정받기가 힘들다. 기회가 주어졌을 때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셋째, 운영비 지급방식의 비합리성이다. 이 문제를 다루기엔 예산문제와 직결되어있기 때문에 무리라고 생각되지만, 운영비의 배분과정에서 모순점이 있다. 경로당 규모나 관리 실태, 회원 수 등 최소한의 어떤 검증된 기준점이 마련되었으면 한다. 현행 정액제 지급방식은 불합리하며 언젠가는 반드시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넷째, 사무능력의 제고와 행정의 간소화다. 이 부분은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문제다. 지금 지회나 관할 지자체에서 요구하는 서류들을 구비·처리코자 하기 위해서는 단위 경로당별로 사무직 한 사람정도의 인력이 해내야 할 분량이다. 제 몸 꾸려나가기도 버거운 판에 이런 무리한 짐을 지어준다면 능력도 문제려니와 이는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한 마디로 컴퓨터 이용률의 확대다. 오늘날 컴퓨터를 모르고서는 업무수행이 불가능하다. 소위 컴맹들 입장에서 보면 마치 요술 방망이와도 같은 신비스러움에 가까운 컴퓨터의 활용을 외면하거나 읽히지 않고서는 아무리 사무행정을 요구해보았자 만족감을 추구할 수 없다. 컴퓨터의 보급은 물론 비용을 들여서라도 교육을 시켜 사무능력을 혁신·제고시켜주는 한편 행정의 간소화, 최소화를 통해 개선점을 찾아주었으면 한다.
결론적으로, '부담 없는 건전한 생활이 건강을 지켜준다'는 의미에서 만족감을 주는 경로당으로 뿌리를 내리기 위해서는, 앞으로 활동성이 강한 지도자의 선택과 다양한 취미활동의 개발, 지원금의 체계화, 사무행정의 전산화, 간소화 등을 통해 개선점을 찾아준다면 앞으로 조금은 경로당이 어르신들의 여가생활만족감을 충족시켜 드릴 수 있는 거점공간으로서의 자리매김을 하게 될 것으로 믿는다.
또한 지역사회의 조직과 연계된 서비스를 제공받음으로써 지역사회와의 통합에 기여하고, 적극적인 복지서비스의 전달로 노인의 여가생활향상은 반드시 이루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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