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교육청으로 보내주세요”

50대 여교사 2명 팔순·장애인노모 부양에 연기로 '원대복귀' 원해 도교육청 인사원칙따라 배려 방안 모색키로

“근무하던 학교가 폐교되면서 부득이하게 타지역으로 전출됐는데 다시 원래 지역으로 복귀할 수 없나요?”

내년 7월 1일 출범하는 세종시교육청의 전입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팔순 노모와 장애인 노모를 부양하고 있는 여교사들의 사연이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이들 교사는 지난해 3월 연기에 있는 성남중이 폐교되면서 충남도교육청에 신규 특별채용됐다. 2008년 도교육청과 성남중 학교법인인 대성학원, 행정도시건설청의 협약에 따라 대성학원 교원의 과원된 인원만큼 4명의 교사가 사립교원에서 도교육청 소속으로 신분이 바뀐 것이다.

4명의 교사는 모두 천안의 학교로 발령됐고 이 가운데 2명의 교사는 거주지까지 천안으로 옮겼다.

하지만 이들 중 2명의 여교사는 가정 형편상 거주지를 옮기지 않고 2년째 대전에서 출퇴근하고 있다.

최근에는 고령과 장애를 겪는 부모를 위해 연기지역 전입을 희망하고 있지만 워낙 경쟁률이 높아 손을 쓰지 못하는 실정이다.

세종시교육청 출범을 앞두고 근무여건이나 승진 가능성 등을 염두에 둔 도내 교원들의 전입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대전에서 천안으로 출퇴근하는 고생보다는 팔순 노모와 장애인 노모를 부양해야 하는 시간적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팔순의 노모는 고령인데다가 치매 증상까지 보여 학교 수업과 가사 등 상당한 심적 부담을 안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조금이라도 가까운지역으로의 '원대복귀'를 원하고 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은 형편이다.

A 교사는 “15년간 성남중에서 근무하다가 폐교 탓에 부득이하게 학교를 옮겼다”며 “최근에는 노모 부양 때문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어 연기지역으로 복귀할 수 있으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은 여교사들의 안타까운 상황은 이해하지만 인사원칙과 규정에 따라 특혜를 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도교육청의 인사규정상 특별채용이나 신규채용된 교사는 해당 지역의 발령일로부터 최소 근무기간이 5년으로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2008년 체결된 협약서에도 '다시 세종시교육청으로 전입할 수 있다. 세종시교육청 전입 우선권을 준다'는 내용이 없어 이들은 현재로서는 도교육청의 인사원칙과 규정을 따라야 한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아직 세종시교육청의 정원 배정은 물론 우선 전입자 방안 등 확정된 것이 하나도 없다”며 “다만, 여교사들의 상황이 어렵고 특별한 만큼 인사원칙에 입각하되 전입을 위한 배려차원의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이영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