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암]청춘아, 청춘아, 고졸 청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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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암]청춘아, 청춘아, 고졸 청춘아!

[기고]정종암 시인·문학평론가

  • 승인 2011-09-01 14:28
  • 신문게재 2011-09-02 20면
  • 정종암 시인·문학평론가정종암 시인·문학평론가
▲ 정종암 시인·문학평론가
▲ 정종암 시인·문학평론가
청년실업자 140만명에 실질적 실업률 30%대. 대한민국 청춘들이 불쌍하다. 그럼에도 이렇게 만든 기성세대는 책임지지 않으려 한다.

대학을 졸업하고도 고졸, 아니 고졸 미만의 학력도 충분히 수행할 수 있는 직책에도 앉지 못하는 젊은 청춘들. 청춘아, 청춘아! 고졸학력 청춘아! 대학만이 살 길은 아니다. 졸업 후 97%가 말단공무원이다. 서러워하지 마라. 길은 있다.

지금의 대학은 교육기관으로서 의무와 책무를 상실한 채 하나의 장사꾼에 불과하다. 대한민국의 교수집단 또한 젊은 청춘들의 아픔을 함께 하지 않는다. 그러면서 자신의 전문성만 내세울 뿐 노력하지 않기에 높은 식견은 없다. 전공을 벗어난 타 분야에서도 혼자 잘 낫다고 원맨쇼를 하고 있다.

온 세상의 지식을 다 가진 양 썩어빠진 정치패거리 세계와 자신만의 입신양명에 취한 채 끝없는 탐욕으로 이곳 저곳을 기웃거리기에 바쁘다. 고졸 청춘 그대들은 이러한 행태를 보지 않으니 행복한 면도 없잖아 있지 않은가.

반값등록금 투쟁에 눈물을 흘림에도 여름방학 계절학기 수업료조차 올렸다. 이러한 철면피 대학을 간 젊은 청춘들은 부모의 등골이 휘는 것이 안쓰러워 연애도, 낭만도 없이 방학을 맞아 등록금과 생활비에 보태려고 돈벌이에 나섰던 이들은 등록금고지서에 놀란 가슴이다.

드디어 이들은 8월의 뙤약볕 아래 국회 앞마당을 점거해 기습시위를 벌였다. 대학들의 서글픈 자화상은 이제 너무 식상하다. 개선책이 없어 보이기에 그렇다. 이러한 면은 공정사회로 가는 길목에서 제일 걸림돌은 아닐까.

그러기에 고졸 청춘들은 효자일 수밖에 없어 보인다. 학력과 학벌이 짧아 슬픈 짐승은 아니다. 대한민국 고졸 청춘도 헤르만 헤세가 부르짖은 청춘보다 더 아름답다.

인생에는 갈등과 번뇌가 없을 수 없다. 그러나 타향에서 고향을 그리워하며 착실하게 살아가는 '청춘은 아름다워'의 주인공처럼 그 갈등은 아플 수도 있지만, 식지 않는 열정으로 도전하고 노력하라.

세상에는 고졸 청춘만으로 성공한 이도 많다. 대학진학과는 상관 없는 농, 상, 공고를 졸업하고도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선배들도 많으니 그들에게 배울 게 있다.

현재도 고졸 학력으로 당당하게 맞서는 젊은 청춘도 없는 게 아니다. 의지가 문제다.
좌절할 필요가 없다. 진흙 속에서 연꽃이 피듯이 좌절의 수레바퀴에서 벗어나라. 꿈 많은 청춘들이 아프거나 방황도 잠깐에 그쳐야 한다. 싱그러운 청춘도 잠깐이다. 이제 청춘의 열정을 보태라.

지금 산학연계도 미흡하지만 기술한국을 뒷받침할 인재가 없어 큰일이다. 굳이 차디찬 서울의 삶에 부딪힐 필요도 없다. 지방에서도 얼마든지 가치있는 삶이 있다. 돈을 많이 벌고, 권력을 잡아야만이 행복한 삶이 아니기 때문이다.

서울생활과 대학만이 살 길이라는 환상에서 깨어나자. 고액등록금에도 불구하고 값어치가 없는 국내 대학에 가려거든 차라리 고졸이 낫다. 굳이 대학교육이 필요하다면 선진국 대학으로 가 인간다운 대접을 받으면서 공부하는 게 훨씬 나을 수도 있다.

인간 누구나 좌절과 혼란이 없는 삶이 있으랴. 그러나 그것도 잠시일 뿐, 과감하게 일어서라. 지나간 어제는 다시금 돌아오지 않는다. 그 싱그러운 청춘도 잠깐이다. 인생에는 절대 연습이 없다. 내가 즐겁고 행복하면 된다. 그러기에 대학의 청춘에 주눅들 필요도 없다. 내 청춘을 아름답게 만끽할 수 있으면 되는 것이다.

그래도 괴롭거든 지식의 보고인 주변의 도서관으로 가라. 무조건 책을 읽으라.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지식과 친하라. 산으로 가서는 정상에 서서 허공을 향해 육두문자라도 퍼부으며 기상을 다시금 펼쳐라. 대자연 속에는 젊은 그대들을 반기는 향기로운 이름모를 들꽃이 있다. 내 삶은 아름답다고 가슴을 펴고 웃자. 내 청춘에 감사하면서 자신의 꿈을 펼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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