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기복 하늘문교회 담임목사 |
사람이라면 누구나 남보다 호의호식(好衣好食)하기를 원한다. 남보다 편하게 살려고 하고 대우 받고 큰소리치며 살기를 원한다. 그렇지만 그것을 극복하고 자신에게는 엄격할 뿐 아니라 희생적이고 남을 섬기고 봉사하는 일을 인생의 본분으로 알고 사는 사람이 있다. 바로 이러한 사람들 때문에 그 사회가 건강하고 살맛나는 사회가 되는 것이다.
요즈음 서울시 교육감이 부정한 돈 거래로 큰 화제가 되고 있다. 그렇게 개혁을 부르짖고 남을 매도하던 자칭 의로웠던 지도자요 교육자가 아주 부도덕한 일을 하고도 뻔뻔스런 모습으로 큰 소리치는 것을 보면서 너무나 마음이 아프다. 사람은 누구나 신이 아닌 이상 잘못할 수 있는 법이다.
그러나 그것을 깨닫고 뉘우치는 것이 인간의 책무요 멋이다. 최근에 여러 곳에서 교육감 선거에서 부정한 행위로 선거법을 위반하여 도중하차하고 법의 심판을 받은 사람이 많다. 가장 깨끗하고 도덕적이어야 할 교육계의 수장이 참으로 창피한 모습을 보여 준 것이다. 차제에 교육감과 교육위의 직선제를 재고할 때가 되었다고 본다. 선거로 막대한 비용을 소비하면서 이런 제도를 계속해야 하는지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다.
최근에 미국의 세계적인 거부인 워런 버핏과 빌 게이츠를 중심으로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는 아름다운 기부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을 실현하는 그 모습이나 행위가 칭찬 받을 만 한 일이다. 돈을 많이 모은 사람일수록 사회와 이웃에게 빚을 진 자인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동안 우리나라에서도 참으로 훌륭한 기부자들이 많았다. 특히 어렵게 돈을 모아 자신을 위해서는 마음껏 써 보지도 못하고 대학이나 자기 고향 학교에 거액을 기부한 김밥 할머니로부터 사업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유형을 본다.
최근에는 우리나라의 대기업인 현대그룹의 정몽준 회장을 중심으로 복지를 위해 수천억원을 기부하여 사회에 화제가 되었는데 뒤이어 현대자동차 정회장은 5000만원을 기부하였다.
그렇지 않아도 요즈음 경제가 어려워 사람들이 주눅 들고 걱정이 앞서는 때에 시원한 생수와 같은 좋은 소식이다. 부자지간이나 형제지간에 재산 때문에 법정 싸움까지 벌이는 졸부들에 비하면 얼마나 아름다운 모습인가?
지난 8월 26일 중구 중교로에 위치한 대전평생학습관에서 아름다운 기부행사가 있었다. 우리지역의 대표적인 한국화가 정명희 화백이 대전시 교육청에 그가 평생 그린 약 1400여점의 그림을 기부한 행사였다.
기부행사에 이어 전시회가 열렸는데 정말 가슴을 뭉클하게 하였다. 우리교회가 운영하는 기독교미술관 관장인 정화백은 변변한 자신의 집 한 채도 없이 사는 선비와 같은 분이다. 우리교회 미술관에 성화50여점을 기증하기도 했는데 이번에 앞으로 후학들을 위해 자신의 모든 작품을 기증한 것은 참으로 훌륭한 결단이고 박수를 받을 만한 일이다. 전문기관에서 평가한 금액으로만도 수백억원에 달한다고 한다.
이날 김신호 교육감도 이기적인 생각이 팽배해지는 시대에 참으로 감동을 주는 기증 이라면서 그 뜻을 잘 헤아려 앞으로 크게 발전시킬 것을 약속하였다. 사회 각 분야에서 이러한 기부문화가 확산될 때 우리나라는 정말 수준 높고 살기 좋은 대한민국으로 발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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