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임 이후 2승 1무 2패의 성적을 거두며 쉽게 지지 않는 팀으로 대전을 변화시키고 있는 유상철 감독의 애칭이 '비디오 마니아'가 돼 버렸다.
유상철 대전시티즌 감독이 매일 거르지 않는 철칙 가운데 하나가 '보고 또 보고'다.
선수들과 함께 하는 훈련하는 시간을 제외하고 혼자 있는 대부분의 시간, 유 감독이 챙겨보는 비디오는 상대할 팀의 경기 동영상과 대전선수들의 경기를 촬영한 동영상이다.
한 번만 보는 것이 아니라 눈이 아프도록 반복 시청하고 있다.
유 감독은 “상대할 팀이나 우리 선수들의 경기를 여러 번 반복해서 보면 어느 순간 상대팀의 허점이 보인다. 상대방의 허점과 강점을 파악해야 우리가 어떻게 대응할지 그림이 그려진다”는 말로 비디오 마니아가 된 이유를 설명했다.
유 감독 뿐만 아니다. 오주포 수석코치와 신진원 코치도 유 감독 만큼 비디오를 시청하는 등 대전 코치진 모두는 비디오 마니아가 됐다.
비디오 분석을 통해 상대가 가장 잘하는 플레이를 하지 못하도록 원천봉쇄하는 한편 상대방의 약점을 파고들 수 있는 전술을 구사하는 것이 대전 상승의 원동력이다.
이 때문인지 유 감독이 부임한 뒤 치른 4경기, 모두 대전의 전술과 선수들의 위치는 일정하지 않고 매번 달랐다.
가장 변화가 많은 곳은 미드필드.
때론 수비형 미드필더 두 명을 세우는 더블 볼란치를 적용하고, 때론 수비형 미들을 한 명 세우는 등 카멜레온 같은 변화를 주고 있다. 한 마디로 상대팀에 맞는 대전만의 맞춤 전술은 '그때, 그때 달라요'라는 말로 요약할 수 있다.
비디오를 통한 경기분석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선수들과 미팅시간에도 비디오를 보며 선수들의 움직임과 위치 등을 바로잡고 훈련장에서는 그대로 적용한다.
선수들도 유 감독의 주문상황을 쉽게 이해하는 분위기다. 김성준은 “선수들과 미팅시간에 잘못된 플레이를 비디오 분석을 통해 지적한 뒤 운동장에서 그대로 적용, 선수들이 쉽게 이해하고 재미있어 한다”고 말했다.
/권은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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