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곽노현 사퇴' 한목소리

與 “변명 말고 물러나라”-野 “공인으로서 합당히 처신해야”

곽노현 서울시 교육감이 지난해 선거 도중 사퇴한 후보에게 돈을 건넸다는 사실을 시인하면서, 정치권이 술렁이고 있다.

한나라당 뿐만 아니라, 수사 상황을 지켜보자던 민주당에서도 곽 교육감이 사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나라당 지도부는 무상급식 주민투표 결과가 나쁘지 않다면서도,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불리할 것을 우려했던 만큼, 곽 교육감 사태로 반전을 기대하는 모습이다.

홍준표 대표는 2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공정택 전 교육감에 이어 서울시 교육감이 다시 부패에 연루되는 사례가 됐다”며 “교육계 수장으로서 교육을 책임지는 분이 부패에 연루됐다는 이유만으로도 즉시 사퇴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곽노현 교육감은 이제 자리를 떠나줬으면 한다”면서 “계속 그 자리에 앉아있는 것 자체가 서울시 교육 관계자나 학부모들을 모독하는 행위가 될 수 있는 만큼 조속히 깨끗하게 처신해 주길 바란다”고 압박했다.

그는 이어 “진보진영 내부 분열로 인해 곽노현 교육감에 대한 제보가 있었고 검찰에서 수사가 들어간 지 꽤 오래됐고, 자금추적 등을 통해 움직일 수 없는 증거를 확보했다고 들었다”며 “주민투표 기간 중이기 때문에 정치적 수사라는 오해를 피하기 위해 수사를 중단했다가 재개한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황우여 원내대표도 “곽노현 교육감은 구차한 변명을 하지 말고 그 과정을 깨끗이 밝히고 물러나야 한다”고 보탰다. 나아가 “최근 계속되는 정당정치의 근간을 흔드는 야권 단일화도 재고돼야 할 것이며, 그 이면에 뒷거래가 있지 않은지 국민들이 엄히 지켜볼 것”이라고 꼬집었다.

남경필 최고위원은 “곽 교육감의 어처구니 없는 부도덕한 행위 때문에라도 중도층 유권자가 늘어날 것”이라며 “당에서도 중도층 민심을 얻기 위한 여론 수렴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에서도 곽 교육감이 부적절한 행동을 했다는 지적과 함께 당혹스러워하는 모습이다.

손학규 대표는 지난해 교육감 선거 당시 후보 단일화와 관련해 상대 후보에게 금품을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는 곽노현 서울시 교육감에 우회적으로 사퇴를 촉구했다.

손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곽노현 교육감 사건은 대단히 충격적이며 안타깝고 유감”이라며 “곽노현 교육감은 이런 상황을 국민이 납득할 수 있을 것인지 깊이있고 심각하게 성찰하고 책임있게 처신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박주선 최고위원은 “정의교육과 반부패 교육을 외치면서 서울시 교육감에 당선됐던 곽노현 교육감이 부패와 관련해서 출국 정지를 당하고, 상대방은 구속영장이 청구됐다는 보도를 보면서 억장이 무너지고, 성수대교가 또다시 무너지는 악몽을 되뇌게 하는 충격을 받았다”며 “민주당은 부정과 부패에 대해서는 어떤 당보다도 결연하고 철저한 수사를 촉구해왔다”고 말했다.

박 최고위원은 “곽노현 교육감은 진실을 고백하고 공인으로서의 합당한 처신과 행동이 있어야 할 때다. 아울러 검찰에도 요구한다”며“정치보복에 대해서는 응분의 책임이 검찰에 있어야 하지만 이 문제는 적법 절차에서 진실을 밝히는 것으로 검찰권이 행사되고, 죄를 만들거나 부풀리는 정치수사가 돼서는 안 된다는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자유선진당 변웅전 대표도 곽노현 교육감의 즉각 사퇴를 촉구했다.

변웅전 대표는 당사에서 열린 당무회의에서 “곽노현 교육감의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의 추악한 내막이 속속들이 보도되고 있다”며 “의혹을 받는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곽 교육감은 수도 서울의 초·중·고 교육을 책임지는 서울시교육감의 업무를 도저히 수행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서울=김재수 기자 kjs0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