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총기사용 찬반논란 확대

뺑소니 도주범 실탄쏴 검거… 네티즌 이견 팽팽 대전경찰 “다양한 변수에 실제 사용 쉽지않아”

최근 경기도 성남시 단대오거리에서 발생한 뺑소니 총격전과 관련, 경찰의 총기 사용여부에 대한 찬반논란이 확대되고 있다.

지난 28일 오후 8시 25분께 성남시 중원구 은행동 남한산성유원지 입구 인근에서 도난 신고된 승용차를 몰다 행인 2명을 들이받고 도주하던 이모(27)씨가 경찰이 쏜 실탄을 맞고 붙잡혔다.

인터넷에 올라온 동영상 등에서 이씨는 주차된 차량과 건물, 행인 등을 들이받아 도심 한폭판이 아비규환이 됐다. 경찰은 이씨의 뺑소니 도주를 막기 위해 실탄을 발사, 이씨가 종아리를 맞고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이 실탄을 발사해 뺑소니 도주 피의자를 검거한 데는 최근들어 경찰의 적극적인 총기 사용을 주문한 조현오 경찰청장의 강력한 의지와 무관치 않다.

조 청장은 9일 일선 경찰이 총기를 적극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침을 강행하겠다는 생각을 내비쳤다.

본청 역시 '권총사용매뉴얼'에 피의자가 도주하더라도 연쇄살인범 등 흉악범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판단되는 등의 상황에서는 권총을 쏠 수 있다는 내용을 넣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런 가운데 이번 경찰의 총기 사용에 대한 찬반 의견이 맞서며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한 트위터 네티즌(@p****e)은 “무고한 피해가 더 생기기 전에 총기를 사용한 점은 대한민국 경찰 창시이래 가장 현명한 사용이었다고 판단된다”며 “총기를 사용한 것은 잘한 일”이라고 총기사용 경찰관을 응원했다.

이와 달리, 또다른 네티즌(@f****2)은 “경찰의 잦은 총기사용은 범죄자들의 무장을 유발할 가능성도 있고 무고한 시민의 희생을 담보할 수도 있다”며 “제발 아무때나 총을 뽑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비난했다.

일선 경찰 직원들 사이에서도 이같은 상황에서의 총기 사용 여부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본청 차원에서 적극적인 총기 사용을 지시하고 있지만 일선 경찰들이 총을 쉽게 꺼내들기는 어렵다는 반응만 나올 뿐이다.

한 대전지역 일선경찰관은 “최근 대전에서도 도난차량을 추격하는 사건이 발생했지만 주변의 안전을 감안해 총기를 사용하지 않았다”며 “긴급성과 합당성 여부 등을 모두 따져봐야 하고 책임은 모두 총기를 사용한 경찰 본인이 져야 하기 때문에 실제 실탄을 발사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경태 기자 biggerthanseo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