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까지 충청권 유권자의 한 표 가치가 제 값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한탄만 하고 있을 것인가. 유권자의 한 표 가치는 비슷해야 한다는 것은 상식이다. 표의 등가성 면에서도 그렇고 지역 간 형평성 차원에서도 그렇다. 충청권 인구를 국회의원 지역구 의원수로 나누면 선거구당 평균 인구는 21만4000여 명이나 된다. 호남 16만, 영남 19만, 강원 19만 명과 비교하면 꽤 차이가 난다. 표의 등가성에서 충청은 손해를 보고 있는 셈이다.
대전도 마찬가지다. 광주보다 인구가 6만여 명이 많은데도 국회의원 의석수는 2석이나 적다. 인구수가 37만 명 가까이나 적은 울산과 같다. 이는 대전 유권자의 표의 가치가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받고 있다는 뜻으로 시민들로서는 자존심 상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광주나 울산의 유권자와 똑같이 헌법이 규정한 의무를 다하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주권 행사에 차별이 있다면 바로잡아야 마땅하다.
선거구 증설은 지역 정치권이 똘똘 뭉쳐 대응해도 될까 말까한 지난한 일이다. 선거구를 늘리려면, 국회의원 정수를 늘리지 않는 한 어느 지역에선가는 한 석을 빼와야 한다. 물론 인구 상한선이 못 돼 두 곳을 하나로 합치는 선거구가 몇 곳 있지만 그게 곧 우리 지역 선거구 증설로 이어진다는 보장이 없다. 또 선거구 획정이 반드시 인구만으로 되는 것도 아니다. 국회 차원의 공감을 어떻게 이끌어내느냐가 관건이다. 그럼에도 지역 정치권의 대응이 지지부진하다면 과연 이 버거운 일을 성사시킬 수 있을지 걱정된다.
핵심은 인구수에 걸맞은 선거구 수를 확보하는 것이다. 욕심을 부리자는 게 아니라 '제 밥 찾아 먹자'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선거구 획정이 논의되는 지금의 기회를 놓쳐선 곤란하다. 지역 정치권의 역량 발휘와 집중, 분발을 촉구한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