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을 듣기도 불편하고, 친구들의 얼굴도 희미하게 보였지만 A양은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안경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글씨가 잘 보이지 않자 인상을 쓰기도 하고, 성격도 예민해졌지만 A양에게 안경은 사치품이었다.
저소득층 청소년들의 시력교정용 안경비 지원이 절실하다.
가정형편이 어려워 안경을 착용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대전지역만 3000여 명에 이르고 있지만, 정부차원의 지원책이 없어 복지단체나 안경사들의 자선에만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28일 (사)대한안경사협회가 조사한 안경 콘텍트렌즈 착용률을 보면, 초등학생은 전체학생의 35.8%, 중학생은 51%, 고등학생은 57% 등 10대 청소년 가운데 2명중 1명꼴로 안경을 착용하고 있었다.
전국 수급자들의 안경 착용 대상도 1만9855명, 중학생은 3만8811명, 고등학생은 3만7683명에 이른다.
하지만 정부에서는 안경에 대해서는 지원 대책이 없어 자치단체 자체적으로 사회복지 공동모금회와 연계해 지원을 하거나, 안경사가 지원하는 경우가 상당수다.
학생들의 학교근시는 6개월마다 안경을 교체해줘야 하지만 저소득층자녀들의 경우 불가능하다.
비용부담으로 아예 안경을 착용하지 않거나 지원을 받아 착용을 했더라도 몇 년씩 사용함으로써 시력이 더욱 나빠지거나 약시(안경교체 주기를 놓쳐 성장 후에는 안경을 착용해도 잘 보이지 않음)로 변해가는 경우도 있다.
대한안경사협회 이정배 회장은 “자라나는 청소년들의 이같은 현실을 방치한다면 국가적으로 엄청난 손실이 아닐 수 없다”며 “시력 교정만으로도 학업성적은 향상되고 성격의 변화 등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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