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구 증설' 손 놨나

  • 정치/행정
  • 지방의회

'선거구 증설' 손 놨나

정치적 역학관계로 좌지우지… 초당적 힘 모아야 충청정가, 획정委 활동 앞두고 대응 없어

  • 승인 2011-08-28 15:48
  • 신문게재 2011-08-29 1면
  • 이종섭 기자이종섭 기자
다음달 초 국회 선거구획정위원회가 구성돼 내년 총선 국회의원 선거구 조정 논의에 들어갈 예정이어서 충청권 선거구 증설 여부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지역 정치권이 이에 대한 뚜렷한 대응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 않아 자칫 정치적 역학관계에 밀려 또 다시 충청권 선거구 증설이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28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따르면 다음달 6일 선거구획정위원회가 구성돼 선거구 조정 원칙과 향후 일정을 논의하는 등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다. 선거구획정위원회는 향후 선거구제 등의 중대한 변화가 없는 경우 선거구 간 인구편차가 3대 1을 넘지 못하도록 한 헌법재판소 결정에 따라 지역별 인구 변동과 편차를 일차 기준으로 삼아 선거구의 분구 또는 합구 등을 논의하게 되며, 지난해 말 인구 기준(평균 20만6186명)으로 1개 선거구의 인구 상한선은 30만 9279명, 하한선은 10만3093명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기준으로 할 때 현재 충청권에서는 천안 을 선거구(지난해 말 기준 31만350명)가 일차적인 분구 대상이다. 여기에 내년 7월 출범하는 세종시의 경우 인구기준에는 미달하지만 광역단체의 지위를 갖게 됨에 따라 별도의 논의 대상이 될 전망이다.

이 밖에 현재 천안을 포함해 전국적으로 인구가 상항선을 넘어 분구 대상이 되는 지역은 경기 용인 기흥, 파주, 이천 여주, 용인 수지, 강원 원주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6곳에 이른다.

반면, 기준 인구 미달로 선거구 통·폐합 및 합구 대상이 되는 지역은 인구 10만 3093명 미만의 경남 남해ㆍ하동을 비롯, 전남 여수 갑·을, 부산 남구 갑·을, 광주 서구 갑·을, 전북 익산 갑·을 등으로 모두 영·호남에 집중돼 있다.

이 때문에 선거구 조정이 법적 기준과 논리보다 지역간 정치적 역학관계에 좌우될 가능성도 농후하다. 실제 지난 18대 총선 당시에도 선거구획정위원회는 대구 달서구와 부산 남구, 전남 여수를 합구 대상으로 결정했지만 정치개혁특위 심의 과정에서 결과가 뒤집혀 이들 모두 현행 선거구대로 유지된 바 있다. 따라서 내년 총선을 앞두고 지역 국회의원 선거구 증설을 위해서는 어느때보다 정치권의 대응이 중요한 시점이다.

하지만 이미 분구 대상으로 거론되는 강원도 원주가 추진위를 구성해 서명운동에 나서거나, 합구 대상인 광주와 부산에서 행정구역 조정을 통해 선거구를 지키기 위한 '게리멘더링' 움직임을 보이는 것에 비해 충청권의 대응은 미온적이기만 하다.

특히 대전의 경우 표의 등가성 원칙에 따라 이미 오래 전부터 선거구 증설 필요성이 대두돼 왔음에도 여전히 증설 가능성은 요원한 상태로, 올해 초 정치권에서 협의체를 구성해 공론화에 나섰지만 당장 선거구 증설이 어렵다는 판단하에 현재는 손을 놓고 있는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자유선진당 김창수 의원은 충청권 선거구 증설을 위해 얼마 전 시도별 인구비례에 따라 선거구를 재조정하는 내용의 공직선거법을 발의했지만 이 또한 국회 처리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지역에서 조차 제대로 공론화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이런 상황이 지속될 경우 대전은 고사하고 이미 선거구 증설 요건을 갖춘 천안과 세종시 선거구마저 지켜내기 힘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현재로서 충청권은 내년 총선에서 적어도 2석의 의석을 늘릴 수 있는 요건을 갖추고 있지만 선거구 획정에는 힘의 논리가 작용하게 된다”며 “지금부터라도 지역 정치권이 초당적으로 나서 선거구 증설에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종섭 기자 nomad@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유성 둔곡 A4블록 공공주택 연말 첫삽 뜨나
  2.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3. [기고] 공무원의 첫발 100일, 조직문화 속에서 배우고 성장하며
  4.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
  5. JMS 정명석 성범죄 피해자들 손해배상 민사소송 시작
  1. 대전보건대, 대학연합 뉴트로 스포츠 경진·비만해결 풋살대회 성료
  2.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3. 한국자유총연맹 산내동위원회, '사랑의 반찬 나눔' 온정 전해
  4. 구본길에 박상원까지! 파리 펜싱 영웅들 다모였다! 대전서 열린 전국 펜싱대회
  5. 대전시, 여의도에 배수진... 국비확보 총력

헤드라인 뉴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27일 낮 12시께 눈발까지 흩날리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대전 중구 한 교회의 식당은 뜨끈한 된장국에 훈훈한 공기가 감돌았다. 식당 안에서는 대전자원봉사연합회 소속 자원봉사자들이 부지런히 음식을 나르며 어르신들을 대접하고 있었다. 150여 명의 어르신이 빼곡히 마주 앉아 담소를 나누며 식사를 기다렸다. 얇은 패딩과 목도리 차림인 어르신들은 강한 바람을 뚫고 이곳까지 왔다고 한다. "밥도 같이 먹어야 맛있지." 한 어르신이 식당에 들어서자 자원봉사자가 빈자리로 안내했다. 이곳에 오는 대부분은 75세 이상의 독거 노인이다. 매일 혼..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창단 후 첫 K리그1 승격에 도전하는 충남아산FC가 승강전 홈경기를 앞두고 관심이 뜨거워 지고 있다. 충남아산FC는 28일 대구FC와 승강전 첫 경기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홈 경기로 치른다. 홈 경기장인 아산 이순신종합운동장 잔디 교체 공사로 인해 임시 경기장으로 천안에서 경기를 하게 됐다. 승강전은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28일 홈 경기 사흘 후인 12월 1일 대구로 이동해 어웨이 경기를 치른다. 승리수·합산 득실차 순으로 최종 승격팀을 정하게 되며 원정 다득점 규정은 적용하지 않아 1·2차전 결과에 따라 연장전 또는 승부차기까지..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 시도가 2027년 열리는 하걔세계대학경기대회 성공 개최를 재차 다짐했다. 2027 충청권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조직위원회(위원장 강창희, 이하 조직위)는 27일 대전 호텔 ICC 크리스탈볼룸에서 2024년 제2차 위원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총회는 지난 3월 강 위원장이 조직위원장으로 취임한 이후 처음 개최된 것이다. 행사에는 대전시 세종시 충남도 충북도 등 충청권 4개 시도 부지사와 대한체육회 부회장, 대한대학스포츠위원회 위원장, 시도 체육회장, 시도의회 의장 등이 참석했다. 강 위원장과 조직위원회 위원이 공식적으로 첫..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 첫 눈 맞으며 출근 첫 눈 맞으며 출근

  •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