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상봉 한국전력 대전·충남본부장 |
하지만 기업들은 환경경영을 도덕적인 측면에서는 바람직하지만 기업의 경제적 이익과는 무관하거나 오히려 저해한다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 수준에서만 이해해 온 경향이 짙다. 따라서 그동안의 환경경영은 작업공정의 개선으로 공해유발 물질 배출량을 저감하는 등의 노력으로 환경 규제에 대응하거나, 경제성이 부족한 기초적인 기술로 정부가 부여하는 인센티브를 확보하는 등의 노력에 그쳐왔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지구온난화 문제가 기후협약과 같은 경제협약으로 발전하고 친환경 기술의 경제성이 기존 기술의 경제성을 따라잡는 현재, 신재생에너지·전기자동차·친환경주택·저탄소 상품과 같은 그린 비즈니스가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이에 환경경영이 비용 최소화 및 규제 대응 등 기존의 소극적·방어적 개념에서 기업의 새로운 먹을거리를 창출한다는 적극적·공격적 개념으로 급속히 변모하고 있다. 앞으로 기업경영에서 환경이라는 요소는 새로운 생존의 기회이자 번영의 계기로 작용할 전망이다.
국내 대기업들의 행보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삼성그룹의 '삼성 녹색경영 비전 2020', 현대기아차그룹의 '글로벌 환경경영', SK그룹의 '녹색경영 비전', LG그룹의 '그린 2020' 등이 그것이다. 국내 대기업들은 특히 '2차전지'와 '태양광'을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새롭게 대두된 환경경영의 개념을 경영 전반에 광범하게 적용하고 있다. 환경경영이 가져다주는 새로운 기회는 비단 에너지나 신소재 부문 등에 국한되지 않는다.
사회책임투자(SRI)펀드로 대표되는 국민연금공단의 녹색금융은 경제활동 전반에 걸쳐 자원 및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환경을 개선하는 상품 및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 등에 투자함으로써 녹색성장을 지원하는 활동이다. '착한 기업' 펀드라고도 불리는 SRI 펀드는 KOSPI지수보다 2009년 15.5%포인트, 2010년 5.4%포인트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환경경영은 국민 개개인에게도 새로운 기회를 제공한다.
2009년 11월 개최된 '제6차 녹색성장 보고대회'에서 정부가 발표한 '녹색 일자리 창출 및 인력 양성방안'에 따르면 2009년에서 2013년까지 녹색 일자리는 연평균 6.0%씩 증가해서 2013년에는 약 81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분야별로 보면 에너지원 분야에 13만명, 에너지 고효율화 분야에 7만2000명, 산업·공간의 녹색화 분야에 27만8000명, 환경보호·자원순환 분야에 12만7000명, 저탄소 경제활동 분야에 30만7000명에 이른다.
높은 청년 실업률에도, 환경경영을 잘 이해하고 적절히 대비한 인재에 대한 채용수요는 지속한다는 것이다.
국내 최대의 에너지 공기업인 한국전력도 'ECO Global Top 5'를 환경경영 목표로 설정하고 'Leading Green Technology'라는 중장기 전략방향 아래 저탄소 발전기술, 고효율 송배전기술, 수요창출 녹색기술을 구현하기 위한 R&D 활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스마트 그리드(Smart Grid, 지능형 전력망)를 녹색성장의 요체로 설정하고 신재생에너지 계통연계 기술, 수요조절을 위한 대용량 전력 저장장치 운영기술, 마이크로 그리드(Micro Grid) 운영기술 등 스마트 그리드를 구현하기 위한 핵심 기술개발에 주력하여 앞으로 신재생에너지 환경 하의 전력시장에서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계획이다.
살펴본 바와 같이 그간 환경이라는 요소를 비용으로만 인식하던 많은 국내외의 기업들이 앞으로는 환경이 '밥을 먹여 줄 것'이라는 전망하에 기존의 주력산업을 전환하고 있으며, 이에 환경 분야에 돈과 인재가 몰리고 있다.
21세기는 환경경영의 성공 여부가 국가와 기업, 개인의 흥망성쇠를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 지구환경과 환경경영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중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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