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님 비번 바꾸세요” 금융권 비상

포털 등 잦은 해킹사고 2차피해 차단 안간힘 은행·카드사 등 변경 안내문 발송·변경 권유

상반기 주요 시중은행과 할부금융사 등에 이어 최근 포털사이트까지 해킹되면서 금융권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제휴사업을 광범위하게 펼쳐온 시중은행과 신용카드사, 보험업계 모두 포털사이트 해킹에 따른 2차 피해를 차단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25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시중은행을 비롯한 신용카드사와 할부금융사, 보험사 등 금융권 전체가 최근 고객에게 홈페이지 아이디와 비밀번호 등 개인정보 변경을 권고하는 안내문을 공지했다.

하나은행과 우리, 신한, 기업, 외환, SC제일은행 등은 홈페이지 안내문과 공지사항을 통해 비밀번호 변경 등을 전자금융거래 시 유의사항을 설명했다.

농협도 최근 고객정보유출 사건이 발생한 포털사이트의 아이디, 비밀번호와 같거나 비슷한 공인인증서 암호와 자금이체 비밀번호를 변경해달라고 공지했다. 주민등록번호, 휴대전화번호, 이메일 아이디 등을 조합한 비밀번호도 바꿀 것을 구체적으로 조언했다.

비씨카드와 삼성카드, 신한카드, 현대카드, 하나SK카드사도 마찬가지다.

삼성카드는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다른 사이트와 같은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이용하는 고객에게 비밀번호 변경을 권고했다.

비씨카드와 신한카드, 하나SK카드도 홈페이지에 비밀번호 변경 안내문을 공지했고, 현대카드는 이달에만 3차례나 대대적인 시스템 점검 작업을 벌였다.

은행과 신용카드사 등이 포털사이트와 다양한 제휴사업을 한다는 점에서, 해킹으로 개인정보가 대량 유출되는 등 여파가 고객 피해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특히, 상당수의 고객이 3500만건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SK커뮤니케이션즈의 싸이월드와 네이트 등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동일하게 사용할 가능성이 커 긴장하는 분위기다.

모 카드 대전지사 관계자는 “올 초부터 농협과 현대캐피탈 등이 해킹되면서 파장이 컸던 만큼, 사전에 방지하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4월 해킹당했던 현대캐피탈의 경우 주민등록번호와 생일 등 개인정보와 관련성이 높은 문자나 숫자 사용을 자제하고 3개월마다 비밀번호를 변경할 것을 권고했다.

동부화재와 삼성화재, 현대해상 등 대부분의 보험사도 비밀 번호 변경을 고객에게 요청했고, 생명보험사들도 홈페이지를 통해 개인정보 관리에 주의해달라고 주문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과 할부금융, 카드, 보험사와 포털사이트 등의 고객 상당수는 서로 그물처럼 연결돼 있다”며 “한 곳에서 중대한 문제가 발생하면 금융권 전체로 피해가 확산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윤희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