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지사 '도민축구단 창단' 일찌감치 포기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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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지사 '도민축구단 창단' 일찌감치 포기 왜?

'돈먹는 하마' 될 바에야 '공약 파기가 낫다' 판단 창단·운영비 등 재정대안 없어

  • 승인 2011-08-25 18:13
  • 신문게재 2011-08-26 2면
  • 최두선 기자최두선 기자
안희정 충남지사가 취임 1년 2개월여만에 자신의 주요 공약인 '충남도민 프로축구단(도민축구단)' 창단을 포기한 것은 현실적인 어려움, 그리고 부정적인 각계 의견을 받아들인 것이다.

우선 25일 포기 입장을 밝힌 것은 현재 추진하고 있는 '2011 금산세계인삼엑스포' 전에 도민 축구단 문제를 털어내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이다. 어차피 민선5기에 추진하지 않는 것으로 결론을 낸 이상 여론을 의식해 이를 계속 끌고 가는 것은 오히려 부담이 클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이다.

창단 포기 판단의 결정적인 요인은 창단비용 150억원, 운영비용 매년 100억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을 감당할 자신이 없는 상황에서 연구용역 결과에서조차 만족할 만한 방안이 나오지 않은 것이다.

더좋은민주주의연구소 문화사업단에서 제시한 '자립형 도민프로축구단 운영방안'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다. 일단 어렵게 창단을 했더라도 매년 30억원이라는 큰 돈이 적자날 것으로 보이지만, 사업단에서 제시한 방안은 이를 극복하기 힘들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의견이다.

사업단은 시민구단 공동 마케팅 회사 설립을 통한 운영 합리화를 통해 운영비 적자분 중 10억원을 보충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놨지만, 현실성이 떨어진다. 기존의 시민구단들이 이런 시도를 해봤지만, 구단 간 사정 등에 현격한 차이가 나는 점 등은 현실적으로 이런 결합이 가능하지 않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한양대 스포츠산업학과 김종(스포츠산업·마케팅센터장)교수는 “돈도 여유있고, 실력도 있는 구단이 성적도 초라하고, 돈도 없는 구단과 연합하려 하겠느냐”며 “열악한 축구 마케팅 시장에서 비슷한 수준의 구단끼리도 공동 마케팅 설립에 대해 적극적인 입장을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전국 생활스포츠 동호인 유치를 통한 수익 창출(10억원)의 경우 상대적으로 현실성이 있다고 하지만, 실제 추진 과정에서 장밋빛 청사진만 생각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여기에 프로축구계의 비리가 원인이 돼 추진되는 승강제 도입, 도시연고제 등 여건 변화도 2010년 선거 당시 생각지 못했던 악재일 수밖에 없다.

결국 안 지사는 '돈 먹는 하마만 만들어 예산만 낭비한다'는 비판보다 '공약을 파기했다'는 비난을 받는 게 낫다는 판단을 한 것이다.

/최두선 기자 cds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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