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돈비 어프레이드: 어둠 속의 속삭임] 조그마한 괴생명체, 오싹한 속삭임

  • 문화
  • 영화/비디오

[영화-돈비 어프레이드: 어둠 속의 속삭임] 조그마한 괴생명체, 오싹한 속삭임

공포로 부활한 ‘이빨 요정’ 전설 감독: 기예르모 델 토로 출연: 베일리 메디슨, 케이티 홈스

  • 승인 2011-08-25 15:11
  • 신문게재 2011-08-26 13면
  • 안순택 기자안순택 기자
줄거리-샐리는 부모가 이혼한 뒤 아빠와 아빠의 여자 친구와 함께 살게 된다. 건축가인 아빠는 빅토리아풍 양식의 대저택을 복원하는 중이다. 모두가 자신을 버렸다고 여기는 샐리는 우연히 숨겨져 있던 지하실을 발견한다.

▲ 돈비 어프레이드: 어둠 속의 속삭임
<br />
▲ 돈비 어프레이드: 어둠 속의 속삭임
아주 어렸을 적 이가 빠지면 아버지는 빠진 이를 지붕 위로 던졌다. “까치야, 까치야. 너는 헌 이 가지고 나는 새 이 다오”하고 노래를 부르면서. 나중에 안 것이지만 ‘까치’의 발음이 ‘갓치’와 같아서 그랬단다. ‘갓’은 ‘이제 막’을 뜻하는 우리말이고 ‘치(齒)’는 이를 뜻하는 한자어다. 그러니 ‘새 이 다오’가 된다.

북유럽에선 빠진 이를 베개 아래에 두는 모양이다. 밤이 되면 ‘이빨 요정’이 나타나 헌 이를 가져가고 그 자리에 동전을 놓아둔단다. 그런데 이 요정이 생이까지 뽑아가려 든다면? ‘돈비 어프레이드: 어둠 속의 속삭임’은 ‘이빨 요정’ 전설을 공포극으로 그려냈다.

영화 내내 고풍스러우면서 어두컴컴한 집안 풍경이 공포감을 조성한다. ‘우린 널 기다렸어’, ‘우리 좀 풀어줘’하고 속삭이는 목소리와 미지의 뭔가가 존재하고 있다는 공포가 심장을 죄어온다. 집안을 헤집고 다니며 비밀을 들추는 어린 샐리의 호기심이 긴장감을 조성하고 어둠 속을 슬금슬금 기어다니며 모습을 드러내는 조그마한 괴생명체들은 소름이 돋을 만큼 오싹하다.

딱 기예르모 델 토로의 영화다. 탐미적이고 기묘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고풍스런 대저택, 섬세한 디자인, 환상을 보는 어린 소녀, 기괴하고 흉측한 요정 괴물은 ‘판의 미로: 오필리아와 세 개의 열쇠’와 판박이다. 처음엔 순수한 시각에서 우화를 다루지만 현실과 연결할수록 점점 무시무시해지는 이야기, 여기에 소녀의 희생을 덧붙이면 델 토로의 인장이 다 찍힌 셈이다.

우리나라에선 ‘15세 관람가’ 등급을 받았지만 미국에선 18세 이하면 부모를 동반해야 하는 R등급을 받았다. ‘슬금슬금 스며드는 공포’가 이유였다. 조금 큰 어린이들이 봤으면 했던 델 토로에겐 실망스런 일이었다.

델 토로의 이야기. “등급을 낮추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미국영화협회(MPAA)에 물어봤다. 그랬더니 그러더라. ‘대체 이토록 완벽한 호러영화를 왜 망치려는 거요?’” 1973년 미국 ABC가 방영한 TV영화 ‘돈비 어프레이드 오브 더 다크’를 리메이크했다.
/안순택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3.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4.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5. 유등노인복지관, 후원자.자원봉사자의 날
  1. 생명종합사회복지관, 마을축제 '세대공감 뉴-트로 축제' 개최
  2. [화제의 인물]직원들 환갑잔치 해주는 대전아너소사이어티 117호 고윤석 (주)파인네스트 대표
  3. 대전장애인단체총연합회, 한남대 공동학술 세미나
  4. 월평종합사회복지관과 '사랑의 오누이 & 사랑 나누기' 결연활동한 동방고 국무총리 표창
  5. "함께 새마을, 미래로! 세계로!"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