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안=오재연 기자 |
지난달 자리를 옮긴 한상국 건설도시국장은 사무실을 10층에서 도시, 건설 도로과 등 주요 관련 부서들이 위치한 9층으로 옮겼다,
국장실 문도 상시 개방하고 사무실 의자를 비롯한 집기도 일반 직원사무실과 같은 물품으로 교체했다.
이같은 자유로운 분위기가 직원들은 아직 익숙지 않은 것 같다.
천안시 도시행정의 인·허가를 총괄하는 주요간부라는 점에서 분위기 변신이 시사하는 바 크다. 평소 소탈한 그의 업무 스타일과도 무관치 않다.
앞서 시민들의 가려운 구석구석을 챙겨야하는 정형교 주민생활지원국장도 집무실문을 활짝 개방했다. 주민생활지원이 주 업무이기에 집무실문개방은 당연할지 모르지만 국장이라는 직위를 의식한다면 예사롭지는 않다.
정부와 자치단체는 관공서 문턱 낮추기를 수없이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수 십 년의 관행이 쉽사리 변하지 않고 있는 게 사실이다.
독방(?) 집무실이 마치 고관들의 권위로 여기는 우리 문화의식도 문제다. 그래서 아직까지도 상당수 기관장이나 고위간부들의 집무실문이 굳게 닫혀있다. 그들을 대면하려는 주민이나 민원인들은 비서실이나 대기실에서 하염없는 시간을 보내는 게 현실이다.
중요한 보안업무나 회의를 위한 공간확보 차원에서 별도 집무실을 마련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꼭 문을 닫고 업무를 봐야한다는 것은 설득력이 약하다.
정부도 방만한 지자체장 집무실이나 공공청사에 대해 별도의 규정까지 마련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교부세 삭감 등 불이익을 주겠다며 집무실 축소와 개방을 유도하고 있다.
자신을 가두고 있는 문을 열면 마음이 열리고 생활도 열릴 것이다. 청렴의 단초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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