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체불은 해마다 반복되는 현상이다. 한 가족의 생계를 위협하는 '사회악'임에 틀림없지만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경기 회복이 더디고 내수가 살아나지 않으면서 어려운 영세사업장이 여전히 많다는 의미다. 사정이 이러니 주고 싶어도 줄 수 없는 안타까운 사업장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역에서 임금이 밀린 4020여곳 사업장 모두가 그럴까. 고의적으로 임금을 주지 않는 악덕기업주는 없을 것인가.
대전시와 충남도, 각 지자체, 그리고 정부가 체불임금 해소에 발 벗고 나서야 한다. 임금을 받지 못하는 피해자 대부분은 중소기업이나 영세사업장 근로자들로 생계형 서민들이다. 이들에게 임금은 먹고 살아야 하는 유일한 생계수단이다. 가뜩이나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물가에 서민가계의 고통이 커지고 있다. 씀씀이가 많아지는 추석도 다가온다. 상여금은 고사하고 일한 임금마저 받지 못해 최대의 명절을 절망 속에 맞게 할 수는 없다.
대전고용노동청은 명절에 근로자들이 임금체불로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체불임금 청산지원 전담반'을 구성해 운영하는 등 체불임금 해소에 행정력을 집중할 방침이다. 하지만 실제 효과를 거둘지는 의문이다. 매년 연말이나 명절 때면 상습 체불업체 업주들을 사법처리하겠다고 했지만 크게 달라진 것이 없기 때문이다. 임금을 고의로 체불하다 적발되면 처벌받는다는 사실을 각인시킬 필요가 있다.
상습 체임 사업주는 명단을 공개하고 처벌을 강화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하루빨리 통과돼야 할 것이다. 또한 일시적인 자금 압박으로 임금을 못 주는 사업장은 금융지원을 주선해줘야 한다. 경영악화 등으로 인한 불가항력적 체불은 정부가 지원해주는 방안도 검토해 볼만하다. 근로자들의 심정을 헤아리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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