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드러진 것은 대전과 충남의 몇 년 새 교권침해 사례 증가폭이다. 건수로 치면 대전은 전국 5번째다. 잠잠하던 충남도 지난해 6건이나 됐다. 5년 동안 8건이 발생한 충북은 미미한 편이다. 그 원인으로 사교육 의존 증가와 공교육 불신 심화 등을 꼽고 있으나 원인은 한층 복합적이다. 그 진단도 대안도 심도 있게 다뤄야 할 것이다.
교권 추락의 실상을 제대로 들여다봐야 한다. 이번 '2006~2010년 교권침해 현황'도 자료로나 활용될 공산이 크다. 학생에게 무시당하고 학부모에게 매 맞는 이런 풍토에서는 온전한 교육이 이뤄질 리 없다. 교직사회의 안정성과 연속성은 교육의 장래와 직결된 문제다. 교사 개인 문제가 아니라는 사회적 인식 공유가 절실하다.
불과 4, 5년 전만 해도 교권침해 사례가 1건도 없었던 대전에 이렇게 늘어난 원인부터 다각도로 분석해야 한다. 자료에 나온 그대로 학생과 학부모의 폭언, 폭행, 협박 등 교권 추락의 실태를 피상적이 아닌 심층적으로 따져볼 일이다. 교육정책의 변화가 교권침해와 교실붕괴를 부추긴 측면은 없었는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지난해 처음 통계에 잡힌 충남도 마찬가지다.
교권추락의 실태가 호기심의 영역으로 자리잡다 사라지는 현실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여교사, 남교사 가릴 것 없이 자긍심을 실추시키는 교권추락은 교사의 인권뿐만 아니라 학생의 학습권까지 저해한다. 교원단체에 따르면 교권침해 상담사례도 20년 사이에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증가폭이 공교롭게도 같은 13배다.
이렇게 가서는 우리 교육의 미래를 낙관할 수 없다. 학생인권과 교권은 상호보완적인 성격을 띤다. 교육주체인 교사와 학생, 학부모가 대립적 관계를 접고 신뢰를 회복하는 게 먼저다. 교권이 이 지경으로 바닥을 치는데 시대적 흐름으로만 보고 미온적으로 대처하는 것보다 나쁜 대처법은 없다. 지역 학교현장의 이 같은 불미스러운 통계는 교권침해 재발 방지를 위해 쓰일 때만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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