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전 주차딱지 이제와서 내라고?

인구 64만명 청주, 고지서는 32만건 달해… 20년 된 연체료 등 시민들 '황당'

청주시 용암동에 사는 L(47)씨는 지난23일 청주시로부터 황당한 주차위반 고지서를 받았다.

2001년 1월 복대동에서 주차위반을 했으니 과태료 4만원을 내라는 고지서를 받은 것이다.

L씨는 “무려 11년 전 주차딱지를 이제 보내는 저의가 무언지 모르겠다”면서 “딱지를 보내려면 그때 당시에 보냈어야지, 무슨 보물단지처럼 모셔두다가 10년이나 더 지나서야 보내다니 시장과 공무원이 더위 먹은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L씨의 차는 이미 다른 사람에게 명의가 넘어간지 6년이나 지났다.

비슷한 고지서를 받은 K(52·청주시 율량동)씨도 6년 전 주차위반 고지서를 22일 받았다. 그 역시도 6년전 그곳에 주차를 했는지 안했는지도 기억하지 못한다.

Y(40·청주시 사천동)씨의 경우는 더황당하다. 그는 무려 20년 전 책임보험 연체료 고지서를 청주시로부터 받았다.

시민들은 이러한 청주시의 일처리가 이해되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시민들은 “10년이 지난 고지서를 이제와서 일괄적으로 보내는 행정이 과연 옳은 행정이냐?”고 묻는다. 또 “청주시 인구가 64만명인데 벌금 고지서를 32만건 보냈으니 성인 1명 당 한장꼴로 받은셈인데 이런일이 있을 수 있는가?”라는 불만이다.

발송된 고지서 속에는 청주시가 이미 차량에 대해 압류조치를 한 차량도 상당부분 포함돼 있다.

청주시 도로교통과장은 “그 업무는 우리 소관이 아니라 각 구청 소관이라 우리는 모른다”고 말했다.

하지만 흥덕구청 징수 당담자는 “청주시의 지시로 올 6월 특별징수팀이 만들어져서 그동안 고지되지 않았거나, 체납된 것을 일율적으로 보내고 있다”라고 말했다.

청주시는 20여년 전부터 있던 주차위반 고지서 등 32만건, 금액으로는 약140억원을 고지하고 있어 시민들과 마찰을 빚고 있는 것이다.

징수 담당자는 “현재 5억원 내외가 징수된 걸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청주=이영복 기자 punglui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