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뿐 아니다. 총리실 이전에 따른 상징성은 우려하는 행정공백을 상쇄하고도 남는다. 세종시의 안정적 성장을 위해서는 다소의 불편을 감수하고라도 원래대로 이전하는 것이 좋다. 행정공백이 우려되는 측면은 있다지만, 전향적으로 장차 나타날지 모를 행정공백을 미리 대비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한다.
물론 총리실을 단독으로 이전하면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설명이 전혀 이해 안 되는 바는 아니다. 하지만 원안의 핵심인 총리실 이전의 가닥이 어떻게 잡히느냐에 따라 자족기능 확충에서 분양시장까지 그 파급효과가 크다. 다시 조율해 가장 먼저 와서 세종시 성장의 구심력이 되기를 바라는 이유다.
지역민들이 총리실 이전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세종시 건설 과정이 워낙 우여곡절의 연속이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더 이상 미룰 이유가 없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다음달 1단계 이전안 확정 때는 총리실 전체가 한꺼번에 옮기는 것으로 결론이 났으면 한다. 다른 개별 이전 기관의 구체적인 이전 시기를 정할 때도 지연되지 않게 해야 한다.
어차피 중앙부처와 기관이 한꺼번에 움직일 수는 없다. 그 다음 각 단계별 공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순차로 이전하면 된다. 가급적 중앙행정기관 청사 1단계 1구역 공사가 마무리되는 내년 4월에 이전하는 것이 한 발 앞서 와서 원활한 공공서비스를 준비한다는 명분에도 더 어울린다. 총리실 업무 차질보다 전체의 순조로운 이전에 더 비중을 둬야 할 것이다.
그리고 내년 상반기 이전은 실현 가능한 일이다. 먼저 와야 할 일이 없다 하지 말고 미리 와서 준비하고 중앙정부 청사 이전이 완료되는 날까지 무게중심이 됐으면 한다. 총선과 대선에서 쓸데없이 정치바람에 휩쓸리지 않으려면 또한 그래야 한다. 세종시 출범시기를 고려해도 총리실은 상반기 이전이 합당하다. 부디 당장의 행정공백보다 미래의 행정공백을 막는다는 인식으로 이 문제를 매듭짓길 바란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