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률 증가와 업계 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벌초 대행사가 부쩍 줄어든 일감 탓에 쓴웃음을 짓고 있다.
충남 A 벌초대행업체에는 하루 평균 10건 가량의 주문이 들어온다.
1기당 7만~10만원하는 벌초대행 가격을 고려하면 하루 수입은 70만~90만원 선.
얼핏 보면 많은 수입을 올리는 것 같지만, 이면을 뜯어보면 그렇지 않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하소연이다.
이 업체 관계자는 “충남 전역을 소화하기 때문에 교통비, 식대, 광고비를 빼고 나면 남는 돈이 별로 없다”며 “특히 최근에는 수년 전보다 일감이 30~40% 가량 줄어 직원 월급 주기도 빠듯하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대전의 B 벌초대행업체도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다. 추석을 앞두고 있어 일손을 아예 놓고 있지는 않지만, 예년과 손익계산서를 따져보면 한숨부터 나온다.
B업체 관계자는 “과거에는 광고하지 않아도 일감이 끊이지 않았는데 요즘에는 광고한다고 해도 주문이 예전만 못하다”며 “아무래도 매장보다는 화장 쪽으로 장례문화가 변하면서 이같은 현상이 나타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실제 10여 년 전과 비교해 대전 충남의 화장률은 2배 이상 높아졌다.
대전시 및 충남도가 보건복지부 사망자 수를 토대로 화장률을 집계한 결과 2000년(전국 33.7%)에는 대전 27.1% 충남 17%의 화장률을 보였다. 8년 뒤인 2008년(전국 61.9%) 화장률은 대전 60.3%, 충남 40.6%로 높아졌고 2009년(전국 65%)에는 대전 63%, 충남 44.5% 지속적인 증가세에 있다.
최근 수년간 벌초 대행이 호황을 누리면서 급격히 심화된 동종 업계의 경쟁도 벌초 업체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지자체가 공식적으로 파악하고 있는 지역 내 벌초대행 업체 숫자는 없지만, 업계에선 대전시와 충남도 각각 수십여 개의 업체가 있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특히 다른 직업을 갖고 있으면서 부업으로 영업하는 사례까지 포함하면 최근 3~4년 새 각각 2배가량 급증했다는 것이 업계의 전언이다.
모 벌초대행사 직원은 “추석을 앞두고 특수가 있다는 말은 옛말이 된 지 오래다”며 “업계 내에선 살아남기 위한 경쟁이 과열되고 있다”고 말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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